▲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웨덴 룬트에 있는 루터교 교회를 방문해 무닙 유난 루터교세계연맹의장(왼쪽)과 마주보고 있다. 교황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행사 개회식 겸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을 방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가톨릭·루터교, 과거 잘못 용서하고 화합하자” 세계루터교연맹 본부 있는 스웨덴 방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차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일정으로 세계루터교연맹 본부가 있는 스웨덴을 방문했다.

바티칸라디오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북유럽 스웨덴을 방문해 세계루터교연맹(LWF) 무니브 유난 총회장 등과 함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교회 일치를 위한 공동 전례’를 거행했다고 밝혔다. 내년은 마르틴 루터가 1517년 독일 비텐베르크의 만인성자교회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부패를 고발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발표, 종교개혁이 촉발된 지 500주년이 되는 해다.

루터교는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1년 동안 50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황이 첫 행사에 참석해 루터교 형제들과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황은 스웨덴 방문 첫날인 31일 룬드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예배에 세계루터교연맹을 비롯한 다른 개신교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교황은 “가톨릭과 루터교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신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면서 “기독교를 갈라놓은 오해를 뛰어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가톨릭에서 떨어져나간 루터교의 창립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이다.

루터종교화합연구소의 테오도르 디에터 연구원은 “신교의 산파인 루터가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비난하고, 로마 가톨릭을 신랄하게 비판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개혁 500년을 기념해 룬드에 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루터교 세계연맹 무닙 유난 의장은 “가톨릭과 루터교가 장애를 극복하고 일치를 이루도록 대화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또한 가난한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 그리고 불의의 희생자들에 대한 공동의 헌신도 언급했다.

교황은 둘째 날에는 스웨덴 가톨릭 공동체의 요청으로 말뫼의 축구경기장에서 가톨릭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입장권은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1시간 만에 매진돼 교황에 대한 관심을 크게 나타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웨덴 방문과 관련해 “형제자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종교간 대화와 화합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우리는 타인과 만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뛰어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기독교도들은 분열로 인해 병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스웨덴은 마르틴 루터가 창시한 루터교가 대세다. 1947년에는 스웨덴 남서부 도시 룬드에서 세계루터교연맹이 창시됐다. 개혁정신을 이어온 루터교는 1960년부터 여성 목회자를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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