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보법 적용..군경 5만여명 배치

(방콕=연합뉴스)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지지자들이 14일 방콕 시내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군경과 시위대 간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친탁신계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 일명 레드셔츠) 소속 회원들은 12일부터 방콕 인근에 집결, 14일 낮 12시부터 방콕 시내의 사남루엉 광장에서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반정부 집회를 열 예정이다.

UDD 지도자인 자투폰 프롬판은 "최고 100만여명이 이번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며 "평화적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지만 정부측이 시위대를 향해 먼저 발포할 경우 정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UDD의 또다른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쿠아는 "14일 낮 12시께 의회해산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한 뒤 시위를 시작할 것"이라며 "정부가 UDD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시위 강도를 높이고 시위 기간을 연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국 정부는 UDD의 반정부 시위가 폭력시위로 번질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군부대가 집회 참석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ISA)을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방콕 전역과 7개주 일부 지역에 적용키로 했다.

정부는 시위대의 시설 점거와 무기반입 등을 막기 위해 군병력과 경찰 등 5만여명의 보안인력을 정부청사 등 주요시설과 주요 도로 곳곳에 배치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시위대가 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인다면 정부도 시위대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며 "하지만 시위대가 공포를 조장한다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피싯 총리는 "의회해산과 조기총선 실시 등으로 태국내 정정 불안이 종식될 수 있다면 총리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쿠데타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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