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조기 방학..은행지점 일시 폐쇄 허용
현지 한인사회 "관광업 타격 우려"

(방콕=연합뉴스)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지지단체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틀 앞둔 12일 방콕 시내 주요 도로 곳곳이 봉쇄되고 일선 학교가 조기 방학에 들어가는 등 태국 전체가 시위대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태국 정부는 탁신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 회원 10만여명이 이날부터 방콕에 집결, 시내 중심가에서 14일 반정부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주최측인 UDD는 최고 100만여명이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번 시위가 폭력시위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콕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했으며 군병력과 경찰 등 5만여명을 투입해 시위대의 무기 반입과 주요 시설 점거 등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부는 폭력시위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비상진료 센터를 설치, 환자들을 치료할 준비를 마쳤다.

주린 락사나위싯 보건장관은 "25개 국영.민간 병원에서 1천여명의 의료 관계자들이 대기하도록 조치했다"며 "시위 상황 전개에 따라 대응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가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일선 학교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기말 시험 등 학기 일정을 조기 마무리하고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방콕 시내의 국제학교인 니스트(NIST)의 경우 이날 오전에 수업을 끝낸 뒤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켰으며 시위 다음날인 15일을 임시 휴교일로 정했다.

교육부 산하 기초교육위원회는 중학교 입학원서 제출시기인 13∼17일이 반정부 시위 기간과 겹침에 따라 학생들이 시위 장소 인근의 학교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우편 등으로도 입학원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태국 중앙은행도 시위 예상 지역에 있는 은행 지점들이 이번 주말 동안 당국의 허가 없이도 지점을 일시 폐쇄하고 현금인출기(ATM) 가동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고, 국적항공사인 타이항공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비행기표 발급소 2곳을 13∼14일 일시 폐쇄키로 했다.

방콕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외부 출입을 삼간채 시위대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또다시 재연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관광업에 타격이 오지 않을까 우려를 표명했다.

현지 관광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모씨는 "태국 교민의 대다수가 가이드와 식당 등 관광 관련업종에 종사하고 있다"며 "시위대의 공항점거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태국 관광업계가 올해들어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시위로 관광업계가 다시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위가 벌어지는 이번 주말과 다음주에 태국 관광을 계획했던 중국 등의 관광객들이 예약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여행사협회(ATTA) 아피차드 상카아리 회장은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이번주와 다음주의 호텔 예약을 대거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번 시위로 태국 관광업계가 10억바트(약 35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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