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조계종이 10.27법난 36주년을 기념하며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천도재와 기념법회를 열었다. 10.27법난 피해자였던 월정사 부주지 원행스님이 천도재를 봉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피해자 원행스님 “아무 이유 없이 고문”
법난피해자 대상 천도재 ‘극락왕생’ 기원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국가 권력에 의한 불교계 탄압사건인 10.27법난의 아픔을 되새기고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기념법회가 봉행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0.27법난 36주년을 기념하며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천도재와 기념법회를 열었다.

법회에는 10.27법난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던 월정사 부주지 원행스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원행스님은 인사말에서 “10월이 되면 36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스님은 “평화롭게 수행하던 부처님의 도량에 난데없이 총검을 든 군인들이 침탈했다”며 “법당이 짓밟혔고 아무런 이유 없이 스님과 불자들이 끌려가 고문과 심적 고통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스님은 “군부정권이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저질렀던 만행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총무부장 지현스님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10.27법난은 단순한 종교적 사건이 아니라 불순한 의도를 가진 권력이 저지른 명백한 국가 폭력”이라며 “이러한 국가 폭력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법난 피해자 가운데 열반에 드신 스님들과 관련자 영가에 대한 천도재가 봉행됐다.

10.27법난은 국가 권력에 의한 불교계 탄압사건이다. 1980년 10월 27일 신군부 세력은 불교계 정화를 명목으로 군인과 경찰을 전국 사찰에 보내 2000여명의 스님과 불자들을 끌고 갔다. 이들은 고문을 당했고 범죄자로 몰렸다.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2008년 조계종은 10.27법난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난 6월까지 피해자 인정, 의료금 지원 등의 활동을 벌여왔으며 기념관 건립은 현재 진행 중이다.

▲ 대한불교조계종이 10.27법난 36주년을 기념하며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천도재와 기념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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