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대면하자 울컥..프로파일러와도 많은 대화 나눠
경찰 "털장갑 이 양 것 아니다"..오후 영장실질심사

(부산=연합뉴스) 경찰은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조금씩 심경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이 양과 관련한 질문에는 '모른다'고 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1일 오후 김길태와 가까운 친구가 조사를 받고 있는 부산 사상경찰서를 찾아 김 씨와 만나게 했는데 친구를 본 김 씨가 순간 울컥하며 눈물을 보였고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굳게 닫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프로파일러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심경 변화 조짐도 보이고 프로파일러들과 어느 정도 정서적으로 친밀해진 만큼 1∼2일 내 입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김 씨를 부모와 대면시키는 것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거 당시 김 씨의 소지품 17점 중 하나인 여아용 분홍색 털장갑을 이 양 어머니에게 확인시킨 결과 이 양 장갑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 조사 사흘째에 접어들었지만 김 씨는 여전히 이 양과 관련한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11일 오전 10시20분부터 12일 새벽까지 김 씨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김길태는 여전히 "이 양이 누군지 모른다"며 범행을 부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 씨는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을 보였던 검거 당일인 10일과는 달리 당당한 태도로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또 올해 1월23일 귀가중이던 30대 여성을 주택 옥상으로 끌고가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에 대해서도 "여성을 때린 것은 인정하나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이 양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이 양의 시신이 유기돼 있던 물탱크를 정밀 감식했으나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11일 밤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함에 따라 그의 구속 여부는 12일 오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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