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유해진 (제공: 쇼박스)


“영화, 웃음 속에서 메시지 슬쩍 던져”
“다양한 캐릭터 연기해 난 복 받은 놈”
“이런 대접 받으며 살 줄 꿈에도 몰랐죠”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배우 유해진이 23일 기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미디 장르의 흥행 신기록을 쓰고 있는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로 돌아왔다. 영화 ‘럭키’는 잘 나가던 킬러 ‘형욱(유해진 분)’이 기억을 잃고 무명 배우 ‘재성(이준 분)’과 인생이 바뀌면서 전개되는 반전 코미디다.

유해진은 그동안 출연한 작품의 누적 관객 수만 1억명을 동원한 베테랑 배우로,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연기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바 있다. 코미디는 물론 ‘베테랑’ ‘그놈이다’ ‘극비수사’ ‘이끼’ 등의 작품에서 웃음기를 뺀 섬세한 감정 연기를 통해 스크린을 장악하는 등 대한민국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번 영화 ‘럭키’에서 유해진은 기억을 잃은 킬러 ‘형욱’으로 분해 액션과 느와르, 드라마,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한 연기를 펼친다. ‘형욱’은 성공률 100%의 철두철미한 계획으로 한번 목표를 정한 타겟을 반드시 제거하는 완벽한 킬러다.

또 한건의 살인 의뢰를 처리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지는 바람에 기억을 잃게 되는 형욱은 자신이 32살 무명 배우 ‘재성’이라고 착각하고 그 삶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올해로 배우 데뷔 20주년을 맞은 유해진은 지금까지 연기해온 것을 ‘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영화를 오래 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한 가지 장르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부당거래’ ‘무사’ ‘베테랑’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들어온다”며 “저한테 그런 기회를 주고 그 기회를 잡은 저는 복 받은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만 했으면 지금까지 못했을 것이다. 지겨워서 보겠느냐”고 말했다.

‘럭키’는 남자들의 싸움으로 무거워진 영화계에 상큼한 레모네이드처럼 신선한 웃음을 관객들에게 안긴다. 영화마다 독특한 캐릭터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유해진은 왜 밀착형 코믹 연기에 도전했을까.

유해진은 “영화는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억지로 꾹꾹 심어주려는 게 아니라 ‘툭’ 던져준다. 웃음 속에서 슬쩍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시골집에 다녀올 때 차비를 슬쩍 찔러 주듯 메시지를 던져준다”며 “신파처럼 울면서 전해주려는 게 아니라 담백하게 하찮은 인생이라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포인트는 역시 코미디다. 하지만 정작 유해진은 “그렇게 많이 안 웃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다음 장면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형욱’의 무명배우 시절 장면에서 제 옆에 앉아 있던 조윤희 어머님으로 출연하신 성병숙 선배님이 계속 웃으셨어요(웃음). 그 선배님도 그런 무명배우 시절이 있었고 공감이 되니까 그렇게 웃으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따라서 엄청 웃었어요. 저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 영화 스틸컷. (제공: 쇼박스)

여기에 조윤희, 전혜빈과의 멜로 연기도 주목을 받았다. 유해진은 “영화 보신 후 멜로 연기를 괜찮다고 하시는데 그럼 다행이다”며 “‘어우, 왜 저기서 뽀뽀를 해’ ‘어우, 뭐니’ 이런 반응만 아니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저는 지금 살고 있는 자체가 럭키인 것 같아요. 저는 누구보다도 복을 많이 받은 사람 아닐까요? 누구한테나 고민이 있고, 하날 가졌으면 다른 하날 안 가진 사람이 있고, 다 그렇잖아요. 비교적 객관적으로 본다면 복이 많은 놈이라는 생각을 해요. 스스로 제가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 살 줄 꿈에도 몰랐죠.”

‘유해진이 출연하면 봐야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해진이 출연한 작품은 대부분 대박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그는 연기를 어려워한다.

유해진은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 같은 연기를 하면 연기가 쉬울 텐데 다른 작품에서 어떻게 풀어야 전달이 될지를 매번 다른 얘기고 다른 사람과 해야 하고 이게 공식을 적용하다가도 상투적인 것 같고 그래서 끝이 없냐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서 어렵다고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답이 없다. 정말 답이 없는 것 같다. 후배가 연기하는 것에 대해 조언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하지 말라고는 할 수 없다. 어떤 게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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