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동병상련’ 아픔
‘위기 속’ 리더십 시험대 올라
재벌가 3세들, 속속 경영 전면
현대重·신세계·한화 입지 다져
정용진·정기선·김동관 등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가운데, 오너 3세의 경영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먼저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사실상 삼성의 ‘이재용 체제’ 개막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삼성전자는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 8년여 만에 오너 일가의 구성원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경영상 결정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명백한 법적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삼성전자 지분 8.69%를 보유한 국민연금, 국내 의결권 자문기구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4일 “이 부회장은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라고 지적하며 등기이사로서 결격사유가 있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서스틴베스트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유력 기관 등이 대부분 찬성 의견을 보이고 있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삼성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도 3세 경영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한 정의선 부회장은 2005년엔 기아차 사장에 취임했고, 2009년부터는 현대차 부회장을 맡고 있다. 입사 후 꾸준히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정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미래’인 고급화 브랜드 제네시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차별 논란과 노조 파업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영 승계를 정몽구 회장에게서 이어받을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정 부회장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현대차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범 삼성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유통업계에서 3세 경영을 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1조원을 투자한 국내 최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의 문을 여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대표이사)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은 1975년 동갑내기로 그 동안 경영수업을 받고 서서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을 승계할 실질적인 후계자로 꼽히고 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전무도 범 현대가 3세로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9년 1월로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정 전무는 33세에 현대중공업 사상 최연소 전무 타이틀을 달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원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는 경영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전무도 태양광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해 12월 상무에서 1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하며 재계 3세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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