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경영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롯데그룹 신 회장과 계열사 사장과 부사장은 국민에게 고개숙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도덕성·투명성 강화에 초점
12년만 정책본부 축소 개편
호텔롯데 재상장…지주사로
5년간 40조 투자·7만명 고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했다.

25일 신동빈 회장은 정책본부 주요임원 및 23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함께 최근 4개월 넘게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롯데그룹 전반의 쇄신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 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후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해 도덕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롯데그룹이 발표한 ‘롯데그룹 경영혁신안’의 핵심은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내용이다.

우선 롯데는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덕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준법경영위의 역할은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것으로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자산 1조원 이상 계열사에 필수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는 축소 개편된다. 2004년 10월 정책본부가 설립된 지 12년 만이다. 현재 롯데정책본부는 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7개 부서와 롯데재단, 롯데미래전략센터 등 기타 부설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는 현재 약 300명이 근무하는 정책본부를 계열사 간 업무 조율, 투자 및 고용, 대외이미지 개선 등 그룹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한 업무만 최소한으로 남길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정책본부가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로 축소 개편됨에 따라, 각 계열사는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독립적인 책임경영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과 더불어 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도 박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검찰의 수사로 인해 상장이 좌절됐다가 3개월 만에 재추진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이날 “호텔롯데의 상장(IPO)을 조속히 재추진하겠다”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공개해 주주구성을 다양화해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상장 여부는 향후 재판에서 신동빈 회장이 1700억원대 배임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규정상 당분간 상장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아울러 호텔롯데 외에도 세븐일레븐,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 우량 계열사의 상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롯데는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3년간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은 유통 계열사 5000명, 식품 계열사 3000명, 금융 기타 계열사 2000명 등 고용불안의 중심에 있는 기간근로자들이다.

신 회장은 또 경영권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권 분쟁이 더 이상의 혼란 없이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 회장은 “앞으로 외부전문가와 경영진, 임직원과 협의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경영쇄신을 반드시 이루어 롯데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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