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스님.
[뉴스천지=박준성 기자]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몸소 실천했던 법정스님이 11일 오후 1시 51분,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송광사 서울분원 길상사에서 입적해 불교계뿐 아니라 타종교인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천주교 이해인 수녀(시인)는 “언제 한번 스님을 꼭 뵈어야겠다고 벼르는 사이 저도 많이 아프게 되었고 스님도 많이 편찮으시다더니 기어이 이렇게 먼저 먼 길을 떠나셨네요”라는 말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전했다.

법정스님은 입적하기 하루 전날 밤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 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라며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또 스님은 “그동안 풀어 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스님은 또 많은 사람들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 줄 것과 탑도 세우지 말고 사리도 찾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송광사는 이와 같은 스님의 유지에 따라 일체의 장례의식을 거행하지 않기로 하고, 13일 오전 11시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다비할 예정이다. 또한 일체의 조화나 부의금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정스님은 1932년 10월 8일 전남 해남군에서 출생, 고승 효봉스님을 은사로 1954년 출가했다. 자운 율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하고 해인사에서 대교과를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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