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최유라 기자] 법정스님이 입적함에 따라 투병 중에 있는 이해인 수녀가 “이제 다시는 스님의 모습을 뵐 수 없음을, 새로운 글을 만날 수 없음을 슬퍼한다”며 11일 애도의 편지를 전했다.

이해인 수녀는 “‘야단 맞고 싶으면 언제라도 나에게 오라’고 하시던 스님. 스님의 표현대로 ‘현품대조’한 지 꽤나 오래되었다고 하시던 스님. 때로는 다정한 삼촌처럼, 때로는 엄격한 오라버님처럼 늘 제 곁에 가까이 계셨던 스님.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 수행자라지만 이별의 인간적인 슬픔은 감당이 잘 안 되네요. 어떤 말로도 마음의 빛깔을 표현하기 힘드네요”라는 글로 현재의 심정을 드러냈다.

이해인 수녀는 법정스님과의 관계에 대해 “어린왕자의 촌수로 따지면 우리는 친구”라고 표현했다.

편지 속에 이해인 수녀가 2003년 법정스님에게 받은 글을 회상하는 부분에서 “수녀님 올해는 스님들이 많이 떠나는데 언젠가 내 차례도 올 것입니다. 죽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이기 때문에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날그날 헛되이 살지 않으면 좋은 삶이 될 것입니다… ”라고 쓴 것으로 미뤄볼 때 법정스님은 이미 죽음에 대해 담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해인 수녀는 “스님을 못 잊고 그리워하는 이들의 가슴 속에 자비의 하얀 연꽃으로 피어나십시오. 부처님의 미소를 닮은 둥근 달로 떠오르십시오”라며 고인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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