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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눈으로 본 것이 그대로 건축으로 완성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건축이 왜 이다지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까? 건축을 전공하는 전문가조차도 실무에서의 경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것은 분명 눈으로 보고 기대했던 세계가 현실로 구현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건축은 그림이 아니다’라고 학교에서 배우면서도 그림 같은 건축을 계속한다. 실질적으로 무엇이 다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몸소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그 이유를 익히게 된다.

그 이유를 짚어 보면 건축은 대지에서 시작해서 주변 환경과 실사용자의 습관까지 녹여내는 작업이다. 때문에 실체가 불분명한 영역을 교실 내에서 습득하기에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건축이 마냥 현실의 여건만을 부르짖으며 바른 태도를 고집한다면 건축가의 색깔이 녹아 있는 새로운 시각의 건축을 방해 할 수밖에 없다.

건축가조차도 매순간 맞닥뜨리는 건축은 미지의 공간세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므로 새로운 안목이 필요한데 그 대안을 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오히려 미궁에서 새로움을 건져 올릴 수 있는 건축적인 힘은 마음의 눈에서 생기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이유에서 건축은 자신을 투영하는 것이며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지도 모른다. 매번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는 건축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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