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농상무성이 1888년에 제작한 ‘일본제국전도’. ‘일본제국전도’에 나타난 울릉도와 독도(빨간 원으로 표시)에는 등고선이나 산을 나태나는 표시가 없다. (출처: 연합뉴스)

한철호 동국대 교수, 한국근현대사학회서 발표
‘대일본제국전도’보다 9년전 간행된 ‘일본제국전도’ 공개
1905년 2월 이전 日 문부성이 검증한 교과서도 공개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인정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일본 지도가 또 공개됐다. 독도를 일본의 국경선에서 제외한 과거 일본 교과서도 공개됐다.

22일 중구 대우재단빌딩에서 열린 ‘한국근현대사학회 월례발표회’에서 한철호 동국대 교수는 일본 농상무성의 지질조사소가 1888년과 1892년에 간행한 ‘일본제국전도’와 일본 지리 교과서의 대표적인 집필자인 야마가미 만지로(山上萬次郞)가 쓴 ‘중등교과용지도 외국부(1902)’, 그리고 ‘여자교과용지도 외국지부 상(1903)’의 지도를 공개했다.

먼저 ‘일본제국전도’는 지난해 호사카 유지 세종대 독도연구소장이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님을 보여준 ‘대일본제국전도(1897 개정판)’보다 9년 전에 간행된 지도다. 특히 일본제국전도를 전면 개정한 지도가 대일본제국전도인 만큼 고증자료로서 가치가 더 큰 지도는 이번에 공개된 일본제국전도라고 볼 수 있다.

농상무성의 지질조사소(현 일본 농림수산성, 경제산업성 전선)는 당시 육군성의 육지 측량부와 해군성의 수로부와 함께 지도를 편찬했던 부서다.

이날 한 교수는“일본제국전도에는 독도보다 작은 일본 섬에도 산 표기가 돼 있지만 성인봉이 있는 울릉도나 산봉우리로 이루어진 독도에는 등고선이나 산 표기가 돼 있지 않다”며 “이는 일본 측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지 않아 측량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독도를 일본식인 다케시마(竹島)라고 기재하지 않고 러시아식 ‘오리우츠뢰(독도 서도)’ ‘메네라이뢰(독도 동도)’로 표기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러시아식 표기에 대해 “이는 해군성의 수로부가 러시아 해도를 참고해서 만든 ‘조선동해안도’의 명칭을 농상무성 지질조사소가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농상무성은 ‘지명은 오로지 지방에서 널리 부르는 명칭을 그대로 쓴다’는 편찬 방침을 갖고 있었고, 일본은 독도를 ‘리아콘루도암’ 또는 ‘랸코도’라고 불렀지만 이를 지도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에 공개된 야마가미가 집필한 교과서를 살펴보면 ‘아시아’ 지도에 독도가 일본 국경선 밖에 있다. 해당 교과서는 문부성의 검정 교과서이므로 문부성이 독도가 일본 영토가 아님을 인정한 근거도 될 수 있다. 야마가미가 독도를 일본에 편입한 사실을 반영한 것은 1906년에 저술한 지리부도에서다. 이때는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한다’는 내용의 시마네현 고시 40호가 발표된 1905년 2월 이후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