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동작구 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에서 20일 인천 산곡북초등학교 아이들이 7.0규모의 지진 대피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 재난 체험 훈련
“경주 지진 이후 문의전화 다소 늘어”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우리 집은 17층인데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죠?”

20일 오후 1시. 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을 찾은 인천 산곡북초등학교 아이들 30여명은 재난 체험 전 안전교육을 받던 중 지진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듯 질문 공세를 펼쳤다.

잠시 후 이어진 지진 체험. “지진이다!” 갑자기 땅이 마구 흔들리자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재빨리 식탁 밑으로 몸을 피하고 방석으로 머리를 보호했다.

심한 진동으로 탁자와 의자가 ‘부르르~ 덜컹덜컹~’ 떨리고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들다. 규모 7.0의 지진이다. 바닥이 흔들리는 동안 아이들은 탁자 밑에서 한껏 몸을 웅크렸다. 무섭다며 이내 울음을 터뜨리거나 꺅! 꺅! 소리를 지르면서도 신기한 체험이 재밌어 웃는가 하면 겁에 질린 듯한 표정까지 재난 체험에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체험에 참여한 산북초 4학년 김보민(11)군은 “TV에서 지진 나는 것을 볼 때 조금 무서웠는데 실제로 지진을 경험해보니까 신기하고 재밌다”며 “만약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오늘 배운 대로 잘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무섭지 않았냐’는 질문에 탁예담(11)양은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는데 그래도 재밌었다”며 “땅이 흔들릴 때 좀 놀랐지만 얼른 탁자 밑으로 가서 숨으니까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김경미(32, 여) 산곡북초 교사는 “요즘 시기적으로 경주 지진도 있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학교에서도 굉장히 높아졌다”며 “영상이나 학습지보다 실제 체험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경주에서 발생한 5.8과 4.5 규모의 강진, 울산을 강타한 역대급 태풍 ‘차바’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재난 체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에도 문의전화가 다소 늘었다는 반응이다.

김창호(42) 보라매 시민안전체험관 교육담당 소방관은 “문의전화는 다소 늘었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3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약 240명의 제한 인원이 있으므로 인원이 증가했다고는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주 지진 이후 달라진 점은 구체적인 질문이 많아졌다는 것이 김 소방관의 설명이다. 예를 들면 ‘높은 층에 있으면 어디로 어떻게 피해야 하나’ 등 실제적인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김 소방관은 “평소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실제 재난 시 활용이 쉽지 않아 여러 번 체험을 통해 대처 능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벗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처 방법을 아는 것은 무엇보다 관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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