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근거가 있든 없든 간에 지금 국민은 무척 피곤하다. 도대체 최순실씨가 누구길래, 또 그의 딸이 어떤 인물이기에 온통 그들의 소식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지 그저 말문이 막힐 것이다. 전해지는 의혹들이 사실에 가깝다면 충격을 넘어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문제이다. 하지만 아직은 확실한 것이 많지가 않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최순실씨 문제로 달아오르고 있다.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현실이 이런 문제로 정쟁을 벌이고 국민까지 고통을 받아야 할 때인가. 현실이 이런데도 최순실씨 문제가 연일 국민의 시선을 모으는 것은 그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이 상당 부분 의심의 여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어느 누구도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역시 근거 없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며 청문회 증인채택마저 봉쇄시켜 버렸다. 최순실씨 본인은 딸과 함께 사실상 잠적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최순실씨 의혹을 뭉개고 싶어도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안이 워낙 위중하고 국민적 분노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최순실씨 딸 이대 특혜 의혹 와중에 최경희 총장이 결국 사퇴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분노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고나면 터져 나오는 수많은 의혹은 그대로 우리 젊은이들의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대로 덮을 수 있었겠는가.

이뿐이 아니다. 최순실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비덱 스포츠’라는 가족회사가 4대 재벌에게 각각 80억원씩, 도합 320억원을 추가로 내라고 요구한 사실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 또한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다. 4대 재벌을 마치 안방 금고처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최순실씨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권력의 배경이 없다면 이런 발상 자체가 가능하겠는가. 그럼에도 이 또한 근거 없다며 그냥 넘길 수 있는 사안이란 말인가.

이번에는 한 술 더 떠는 보도까지 나왔다. ‘K스포츠재단’이 주요 보직자를 뽑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직접 인사검증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막후에서의 청와대 역할을 생각하게 하는 증언이다. 심지어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기 좋아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청와대 해명대로 정말 ‘말이 되는 소리냐’고 묻고 싶다. 그러나 말이 되지 않는 말들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럼에도 이대로 둘 것인가. 청와대 차원의 명명백백한 진실규명과 문책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이번에도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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