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노선 독자세력 구축할 듯
개헌 국면서 구심점 역할 자청
국민의당 입당시 安과 일전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0일 정계에 복귀하면서 대권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손 전 고문은 대권 ‘상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이날 정계복귀 선언도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그는 본인의 대권 도전에 대해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해 개헌을 전제로 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등장에 따라 야권 대권지형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현재 야권의 대선구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양강 구도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 손 전 고문이 합류하면서 야권의 대선 구도는 3파전을 그리게 됐다.
이에 따라 야권의 대선 판도는 한층 복잡한 형국을 그리게 됐다. 기존 유력 주자였던 문 전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다른 잠룡들과의 당내 경선 고비를 넘더라도 야권 통합후보로 올라서기 위해선 안 전 대표, 손 전 고문과 2차전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더민주 당적 버리고 ‘제3지대’로
손 전 고문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민주 당적을 버리겠다고 밝히면서 더민주 탈당 후 ‘제3지대’에서 ‘새판짜기’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됐다. 더민주나 국민의당 등 기존 정당에 들어가지 않고 ‘중도 개혁’을 표방하면서 독자 정치 세력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더민주 내 손학규계 인사들이 이탈해 손 전 고문 측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손 전 고문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대표하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중도층 대표 세력으로 몸집을 불린 뒤 더민주와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손 전 고문은 특히 제3지대에서 ‘개헌’을 고리로 중도 세력 규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87년 헌법 체제에 따른 6공화국의 명운이 다했다면서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야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론의 구심점으로 본인이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 대선후보들과 연대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최근 그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잇따라 만난 점도 이런 가능성과 맞물려 주목된다.
◆국민의당 입당시 안철수와 일전
국민의당으로의 입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 전 고문 영입에 공을 들여온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정계 복귀를 계기로 더욱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 전 고문은 이에 침묵을 지켜왔다. 그가 만약 국민의당행을 택할 경우 안 전 대표와의 일전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