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요란’ 행정기관 장애인 인권유린 대책
소리만 ‘요란’ 행정기관 장애인 인권유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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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유린 사태가 계속 발생해 정부차원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 장애인 전수조사를 정례화해야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폭행을 가하는 인권유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실태조사가 이뤄지는데도 학대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인권보호를 위한 사회관계망이 허술하다는 이야기다.

장애인 인권유린과 관련해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임시방편적으로 내놓는 조치가 아니라 장애인 학대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과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북 충주경찰서는 지난 18일 동네 후배인 지적장애인 A(57)씨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고 막노동을 시키고 정부가 그에게 지급하는 장애인 수당을 가로챈 혐의(준사기)로 하모(5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마을 이장인 하씨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13년간 A씨에게 연간 100∼250만원만 주고 자신의 방울토마토 하우스나 밭에서 막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전북 김제에서는 70대 지적장애인 할머니가 13년간 식당에서 노동 착취를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가해자 조모(64)씨는 2003년께 월급 30만원을 주기로 하고 지적장애 3급인 전모(70, 여)씨를 자신의 식당에 데려왔다. 하지만 13년간 약속한 돈은 안주고 전씨가 불쌍하다고 손님들이 건넨 돈 65만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

조씨는 경찰에서 “오갈 데 없는 노인을 거둬 먹고 살게 해줬는데 월급을 왜 주느냐”고 했다. 경찰은 조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행정기관에선 장애인 실태 전수조사를 하는 등의 요란을 떨었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했던 이들에겐 누구의 손길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지적장애인 인권유린 사건이 계속해 터지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전수조사를 정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장애인시설 평가제도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시설 내 다수의 사망자 발생, 폭행 등 인권유린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대구시립희망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18년간 우수시설로 지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시설은 2005년부터 연속 4회 전국 복지원 시설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희택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지방정부나 사회전반적인 분위기, 장애인 인식 개선과 교육 등이 필요하다”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실태조사나 인권 침해 조사 등이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지는 의문사항”이라며 “실태조사를 하는 대상기관들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실태조사기관에서 빠진 곳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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