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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에 발목 잡힌 한국경제… 탈출구가 안 보인다
임태경 기자  |  haewool@newscj.com
2016.10.19 08: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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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태경 기자] 한국경제가 하반기에 들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현대자동차 파업·품질문제 등 이른바 ‘빅2’의 동반 악재와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와과 한진해운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고, 경제 컨트롤타워는 제 역할을 상실한 채 잡음만 나고 있다. 성장동력이었던 수출 부진은 계속되고, 1300조원을 향해 달려가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하반기 경제지표 IMF 수준”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 성적표는 암울하다. 주요 경제지표들은 정부의 장밋빛 전망을 무색하게 할 만큼 1990년대 후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수준으로 곤두받질쳤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실업률은 작년 동월 대비 0.4%p 상승한 3.6%를 기록해 2005년 9월(3.6%)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1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청년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p 오른 9.4%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9월 청년실업률이 8.9%였던 것과 비교하면 청년들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었던 수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수출은 지난해 1월 이후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8월 들어 2.6% 잠깐 반등했지만, 한 달 만인 지난 9월 5.9% 감소하며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4억 6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줄었다. 품목별 수출액 증감률을 보면 승용차(-51.9%)와 무선통신기기(-31.2%), 석유제품(-30.8%) 등의 감소 폭이 컸다.

수출부진과 파업 등의 여파로 제조업 8월 평균 가동률은 70.4%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3월(69.9%)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로,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만 4000명이나 줄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현실에 대해 2011년 8월 경기순환에서 정점을 찍은 뒤 5년 넘게 경기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외환위기 당시 29개월간 경기수축이 이어진 것보다 두 배 이상 훨씬 긴 셈이다.

이에 대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금은 과거 IMF 위기,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글로벌 수요가 부진해 수출이 저조하고, 외환시장으로 대표되는 대외여건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출처: 연합뉴스)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경제수장은 엇박자

경제지표가 추락하자 경제 성장률 역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0.1%p 낮췄다. 올해 1월 3.2% 전망에서 9개월 사이 0.4%p나 내린 것이다.

이마저도 현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너무 낙관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전망치 3%대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LG경제연구원(2.2%), 한국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5%) 등 민간기관은 물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2.7%)보다 높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도 경제당국과 통화당국의 수장들은 서로 엇박자를 내며 불안 심리를 가중시켰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 금리 여력’을 언급하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의 재정 건정성은 톱클래스로 재정의 역할”이라고 되받아쳤다.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역할을 서로에게 떠넘긴 모양새다.

논란이 일자 한은과 기재부는 “경기상황 인식과 정책대응 방향에 대해 충분한 소통을 하고 있으며 이견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시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각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모두 모인 국제행사장에서 엇박자를 노출했다”며 “관점과 견해의 차이를 떠나 득될 것 없는 논쟁으로 망신살을 사고 있는 두 경제수장의 모습은 방향타를 잃은 정부의 경제정책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 내에서 사전 조율했어야 할 주요 경제 사안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은 조정 기능을 할 컨트롤타워가 상실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집행, 금리인하 등을 실시했지만, 경기부진이 계속되고 추가로 마땅한 부양책을 꺼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며 “중심을 잡아줄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 상실로 책임을 회피하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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