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러와 합작해 동북아권 물류 개방에 적극 참여해야

◆북한이 나진항을 개방한 이유

[뉴스천지=김지윤, 김두나 기자] 동해로 나가는 출로 확보를 위해 나진항 개발에 공을 들였던 중국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해 11월 나진항 개방의 선도사업이 될 유엔개발계획(UNDP)의 두만강개발 계획에서 돌연 탈퇴를 선언할 정도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전문가들은 1년도 안 돼 북한이 자세를 바꾼 이유로 화패개혁 실패를 꼽았다. 나진항 개방은 중국의 투자가 본격화될 시 달러와 위안화가 대거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화폐개혁 실패로 외화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나진항 1호 부두에 대한 사용기간 연장으로 중국은 두만강 원정리-나진항 구간 고속도로 건설 등 적지 않은 경제적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나진항 개방에 따른 투자금액 이상의 현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임대료뿐만 아니라 중국의 자본으로 항만의 신규 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추진해 온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두만강 개발계획을 축으로 국제투자를 유치할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대풍국제그룹 관계자는 “나선특별시와 청진항을 잇는 일대가 북한·중국·러시아를 잇는 동북아 물류 교역의 중심지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라선-청진으로 개발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신의주, 함흥, 김책, 원산, 안주, 남포 등의 지역 거점도시를 집중 개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적극적인 자세 취해야

나진항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북한, 러시아와 중국, 몽골, 일본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다. 특히 나진항 주변으로 철도가 건설되면 유럽과 미국 등지에도 물류를 쉽게 운반할 수 있다.

현재 상황으로 비춰볼 때 북한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 측 은 남북경협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진항 개방에 한국이 적극 참여할 시 한국은 북방 진출과 남북경협 확대라는 기회가 있다. 나진항개발은 중국 동북3성과 연계된 개발로 이어질 가망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이 투자할 경우, 새로운 인프라와 물류망 개발수요에 따른 이익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한과 더불어 중국-러시아-일본-몽골을 잇는 새로운 동북아 경제권이 형성되기 때문에 여기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백성호 UNDP 자문위원은 “동북아권 물류 개방이 시급한 문제다”며 “특히 한국이 나진항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동해 지배세력으로 선점할 수 있다.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나진항 개방’이 최우선으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정봉민 연구단장은 “나진항에 한국이 단독으로 진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국과 합작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최성근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두만강지역 개발과 연계해 중국과 러시아 및 UNDP와 항만 개발과 무역지대 건설 등 공동 인프라 건설 사업에 공동 참여해야 한다”면서 “나진항과 부산항의 물류 연계 시스템 개발 및 북방 지역 물류 도입에 대비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