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쇼개불릭을 아시나요?

지난달 출간된 논란의 책입니다. 책 이름을 풀면 ‘쇼! 개신교, 불교, 가톨릭’ 으로 각 종교의 부패상을 꼬집고 조롱하는 다소 과격한 내용을 담고 있죠.

책은 김근수, 김용민, 우희종, 이종우 등 팟캐스트 ‘쇼개불릭’에 출연하는 출연진의 대담을 엮은 것입니다.

성직자들의 돈, 여자, 권력 문제 등이 주된 화두로 던져졌고 출연자들은 여과 없는 거친 표현들로 종교계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책 출간 이후 세 종교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개신교와 가톨릭은 이렇다 할 반응이나 대응이 없었죠. 하지만 불교는 사뭇 달랐습니다. 재가불자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대 우희종 교수의 발언에 격분했습니다.

“한국불교는 변태불교다.” “조계종단은 늘 약자의 등에 빨대 꽂고 돈만 보면서 산다.” “한국사회에서 불교가 더는 제 역할을 못하고 단지 일부 승려들의 재산 증식 사업 장소로 전락했다.” “사찰들 이면을 보면 암흑가 갱단같다.”

우 교수의 발언에 대해 종무원과 신도회 등 성명이 줄줄이 발표했고, 우 교수가 재직하는 서울대를 항의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우 교수에게 참회를 촉구하며 종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우 교수는 강수를 뒀습니다.

“집안에서 똥 얘기하면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이, 우아하게 똥 냄새나요 말하는 것이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이, 할 수없이 손에 똥이 묻더라도 치우려고 하는 이, 이 중 누가 집안사람이냐.”

조계종 스님들과 종무원은 우 교수의 언행으로 불교가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 교수는 표현상 과격할 수는 있으나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9일에는 자신의 언행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초청해 용주사 앞에서 공개토론회도 열었죠. 하지만 그 자리에는 종단 관계자 어느 누구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해종 행위라고 발끈하는 종단. 승려들의 파계행위를 과격한 표현으로 지적하면서도 계속해서 대화를 요구하는 우 교수.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며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론적 대립을 소통시키고 더 높은 차원에서 통합하려는 원효스님의 ‘화쟁(和諍)’ 사상의 실천이 진정으로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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