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은(가명, 25, 여)씨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제개종교육을 당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강제개종교육 당한 신천지인의 폭로
“수도원 사제관에서 40일, 지옥같았다”

후유증 극심, 대낮에도 끌려갈까 불안
핸드폰 뺏기고 몸수색 당한 후 끌려가
개종교육 장소서 우연히 엄마 편지 발견

“광주 개종목자 임모 전도사 등이 사주”
“아무것도 모르는 가족 동원해 인권유린”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신천지교인을 대상으로 한 강제개종교육에 개신교를 넘어 천주교 성직자까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7월 중순쯤 영문도 모른 채 붙잡혀 40일간 전남 장성에 있는 천주교 A수도원 사제관에서 강제개종교육을 받았다는 김지은(가명, 24, 여)씨는 그 때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제가 신천지교회를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가 4개월 동안 제 행동을 지켜보고 감시하고 가끔 미행을 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몰랐습니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전 광주 문흥동 한 카페에서 만난 기자에게 “강제개종교육은 하나님의 사랑도, 예수님의 전도방법도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진리를 가르친다면 왜 정상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가족을 동원해 강제로 끌고 와서 인권유린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것은 분명히 범죄행위”라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 7월 24일경 언니와 함께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고 선물까지 받은 이후 오후 11시쯤 기분 좋게 집 근처에 도착했는데 엄마의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차 안에서 핸드폰을 빼앗고 도청장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언니가 온몸을 수색했다.

이후 전남 장성에 있는 A수도원에 도착한 김씨는 깜짝 놀랐다. 이미 문에는 자물쇠가 준비돼 있었고, 교육을 위한 모든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아차 싶었어요. 제가 신천지에 다닌다는 것을 안 가족이 개종목사의 사주를 받고 철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에 의해 자행한 일이라는 것을 그곳에 끌려가서야 짐작할 수 있었죠.”

김씨는 이런 일이 광주 이단상담소 임모 전도사를 비롯한 박모씨에 의해 이뤄졌고, ‘신천지피해가족연대’와 연결됐다는 것을 감금된 상태에서 어머니의 편지를 우연히 보고 알게 됐다.

김씨는 “지난 8월 초부터 박씨가 와서 한 달 정도 강제개종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을 받고 신천지에서 빨리 나올 것을 재촉했다”고 말했다.

김씨 증언에 따르면, 개종교육을 한 박씨와 임 전도사는 개종이 됐다고 판단했는지 40여일이 지나 가족과 집으로 돌아갈 것을 지시했다.

“그들은 저를 집으로 보내고 가족과 상의해 후속교육을 시켜 자신들이 다니는 교회로 출석하게 하려는 계획이었어요.”

김씨는 “수도원에서의 40여일은 너무 지옥 같았는데 또다시 그들이 어디론가 끌고 가 개종을 요구할지 몰라서 9월 4일 수도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김씨가 지난 9월 초 A수도원에서 나오면서 자신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사제관 사용 목적을 묻자 원장 수녀가 긴장된 표정으로 수고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본래 수도원은 피정이라고 해서 2~3일 정도만 일반인에게 대여가 가능하지만 한 달 동안 어떠한 목적으로 빌려준 것인지 이상하다”면서 “이미 저를 끌고 가서 강제로 교육시키기 위해 사전답사가 있었고, 수도원과 모정의 약속이 있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수도원에서 나왔지만 또다시 끌려갈까봐 두려워 사랑하는 가족 옆에 가지도 못하고 있다”며 “강제개종교육 후유증으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밤에는 잠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낮에도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 저를 붙잡아 차에 태워서 갈까 봐 겁이 난다”며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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