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밤 10시 11분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 JC에서 경주 IC 방향으로 1㎞ 떨어진 지점에서 관광버스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하고 있다. (제공: 울산소방서) ⓒ천지일보(뉴스천지)

타이어 파열로 분리대 들이받은 뒤 불붙어
경찰 “버스 타이어 펑크 난 것 기사 관리책임”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나 10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3일 밤 10시 11분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 JC에서 경주 IC 방향으로 1㎞ 떨어진 지점에서 관광버스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

이 불로 버스에 타고 있던 운전기사와 승객 등 탑승자 20명 가운데 10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숨졌다. 나머지 10명은 가까스로 탈출했고 이 중 7명은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난 버스에서 승객을 구조하려던 시민 1명도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태화관광 소속인 이 버스는 운전기사 이모(48)씨, 여행 가이드 이모(43)씨와 승객 20명 등 모두 22명을 태우고 대구공항에서 출발해 울산으로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에서는 도로 위에서 오른쪽으로 급격히 꺾이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후 약 5초쯤 뒤 버스에서 불이 났다. 경찰은 달리던 버스 조수석 쪽 타이어가 파손돼 오른쪽 가드레일과 부딪힌 후 100m쯤 진행하면서 불꽃이 생기는 바람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차량 출입구가 가드레일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해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승객 대부분은 한화케미칼 퇴직자들로 부부동반 중국여행을 갔다가 귀국해 대구공항에서 울산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희생자 모두 50대 중반부터 70대 초반이었다.

원모(54)씨 부부는 대구에서 먼저 내려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버스를 뒤따르다가 사고 현장을 보고 119에 신고한 고속버스 기사 정모(46)씨는 “사고 구간이 도로 확장 공사 중이어서 중앙분리대와 2차로에 차선 분리대가 하나 더 있었는데 불이 난 관광버스가 차선 분리대를 100m 이상 긁으며 달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버스에서 승객 몇 명이 울면서 빠져나온 후 ‘펑’, ‘펑’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버스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 발생 50여분 만인 밤 11시 1분 버스에 난 불을 진압했지만 인명피해가 컸다. 콘크리트 분리대에 막힌 차문을 열지 못해 탈출이 지연되는 바람에 희생자가 늘었다.

사고 소식을 들은 유족이 시신이 안치된 서울산보람병원과 좋은삼정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는 바람에 신원확인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망자 10명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유족의 DNA를 채취했으며 타이어 마모 등 버스 결함 등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국민안전처는 관광버스 앞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가드레일에 부딪친 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해당 버스 운전기사 이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치사상)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씨의 구체적인 혐의를 추가 확인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관광버스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과 관련해 운전기사의 관리 책임과 과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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