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다시는 햇빛을 못보게 해야 합니다"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사건 15일만에 검거된 소식을 접한 이 양의 아버지(40)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딸을 살해한 피의자로 지목된 김길태가 경찰서로 압송되는 과정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본 이 씨는 "우리 딸이 너무 불쌍하다"며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냐"고 울부짖었다.

그는 "지금의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겠느냐"고 한숨 지은뒤 "(범인에게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형량이 선고돼 다시는 햇볕을 못보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길태가 자신의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는 말에 "DNA까지 나온 마당에 도대체 정신이상자가 아니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심장이 떨려서 말이 안나오지만 (피의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 사상경찰서 인근까지 왔다가 "오늘은 범인을 만나기 힘들 것 같다"는 아는 형사의 권유로 집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피의자 김길태의 양부모도 아들의 검거 소식을 접하고 침통해 했다.

김길태의 아버지(69)는 "아들이 죄를 지었으면 받고 온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김 씨는 또 맨정신으론 차마 아들의 압송 장면을 지켜보지 못해 술을 마셨다고 했고 김 씨의 아내(66) 역시 몸져 누운 상태였다.

이들 부부는 30여년 전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교회 앞에서 버려진 김길태를 입양해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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