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 과학수사 이번에도 능력 입증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0일 붙잡혀 줄곧 김이 멀리 가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했던 범죄 심리ㆍ행동 분석 요원인 `프로파일러(Profiler)'의 예상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김은 이날 오후 2시45분께 범행 현장에서 200∼300m 정도 떨어진 부산시 사상구 삼락동의 한 빌라 앞에서 도주하다 근처에서 정밀 수색을 벌이던 경찰관 4명에게 붙잡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방청에 소속된 프로파일러들은 김길태가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를 때부터 그의 범죄 이력과 생활습관, 성향, 심리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찰은 김이 교도소 수감 생활을 11년이나 해 극단적 심리 불안감과 대인기피 등 공황증세를 보인 점, 휴대전화와 운전면허가 없고 인터넷을 쓰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김이 자신의 집이나 범행현장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아 은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상구를 세 부분으로 쪼개 경찰서 1곳에 구역 한 곳씩 맡기는 식으로 대대적인 정밀 수색을 벌였고, 빌라 옥상까지 샅샅이 들여다보던 중 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경찰 프로파일러는 지난 2007년 3월 제주에서 실종됐다 40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양지승(9)양 사건 때도 범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검거에 도움을 준 바 있다.
프로파일러는 김이 검거된 뒤에도 활약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찰청은 과학수사센터의 베테랑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위를 9일 부산의 수사본부에 파견했으며, 권 경위는 김을 조사하는데 투입돼 그가 정확한 범행동기와 범행수법뿐 아니라 여죄까지 털어놓도록 하는 데 일조할 계획이다.

권 경위는 `혜진ㆍ예슬양 사건'으로 불린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 정성현을 비롯해 강호순, 정남규 등 연쇄살인범의 여죄 자백을 이끌어내는 데 공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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