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회 이상 마시면 자살 생각 4배 증가
중·고생 12% 고카페인 음료 주1회 이상 섭취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과다 섭취가 청소년의 자살 생각 빈도를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민인순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팀이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11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자료를 토대로 중학생 3만 3374명, 고교생 3만 2694명 등 총 6만 6068명의 청소년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 실태와 자살 생각 등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0일 밝혔다.

연구결과(우리나라 청소년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와 자살생각과의 관련성)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중학생의 88.5%, 고교생의 88%는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주 1∼2회 섭취하는 학생은 중학생의 8.8%, 고교생의 8.7%였다.

주 3∼4회 즐기는 학생은 중학생의 1.6%, 고교생의 1.9%, 주 5∼6회 즐기는 학생은 중학생의 0.5%, 고교생의 0.6%였다.

매일 1회 이상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는 학생도 중학생의 0.6%, 고교생의 0.8%로 나타났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일절 마시지 않는 중학생에 비해 주 1∼2회 섭취하는 학생은 자살 생각 위험이 1.24배, 주 3∼4회 마시는 학생은 1.88배, 주 5∼6회 즐기는 학생은 2.2배, 매일 1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은 2.66배 높았다.

고교생도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섭취하지 않는 학생 대비,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가 주 1∼2회이면 1.26배, 주 3∼4회이면 1.84배, 주 5∼6회이면 2.42배, 매일 1회 이상이면 3.89배 자살 생각 위험이 증가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일절 마시지 않는 고교생(2만 8779명) 중 자살을 생각한 학생은 3045명(10.6%)이었으나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매일 1회 이상 마시는 고교생(242명) 중 자살을 생각한 학생은 71명(29.3%)에 달했다.

중ㆍ고생 모두에서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음용 빈도가 잦을수록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중·고생은 주로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 또는 졸음·피로 해소를 목적으로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교수팀은 논문에서 “카페인 과다 섭취의 부작용이 신경과민·수면장애·심계항진 등 청소년의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섭취빈도가 빈번해질수록 자살생각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의 부작용에 대한 청소년의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현재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제품에는 고카페인 함유 문구와 총 카페인 함량 그리고 ‘어린이·임산부·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주의 문구 표시가 의무화돼 있다.

민 교수팀은 논문에서 “중·고생은 자신이 어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 주의 문구가 청소년에게 효력이 있을지 의문”이며 “주의 문구에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이라고 구체적으로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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