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틀내 북한과 양자대화 준비돼있다"
"대북 인도적 지원, 다른 사안과 분리"


(서울=연합뉴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10일 "미국은 북한 체제를 힘으로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한 '한미관계 발전과 동북아 평화'라는 주제의 초청강연을 통해 "9.19공동성명 등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듯 미국은 북한 주민에 대해 적대적이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한목소리로 북한이 핵무기 폐기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고, 이런 결정을 토대로 6자회담에서 다시 대화하고 이를 통해 북한은 이웃과 더 나은 관계, 북한주민의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은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한국과 북한의 대화에도 찬성한다"며 "북한이 진전된 입장을 보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 지도부로부터 나오는 언어가 (최근)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이제 우리가 필요한 것은 행동이고, (북한이) 회담에 복귀해 대화하는 것이 행동이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북한의 핵보유를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뒤 "북한이 핵이나 탄도미사일 관련 부품을 버마(미얀마)나 이란에 수출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체제 수립과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는 모두 2005년 9.19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이라며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모든 면에서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우리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다른 사안은 분리해서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이 원조받은 식량의 공급을 모니터할 준비가 돼 있을 때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및 핵폐기물 재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에는 이 분야의 최고의 과학자들이 포진해 있다"면서 "이분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최상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전작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에 언급, 스티븐스 대사는 "전작권 전환을 예정대로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전작권 전환결정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믿으며, 양국 관계 발전의 자연스러운 진전의 일부이며 오늘날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은 한국의 방위에 대해 미국이 가진 확고한 의지가 약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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