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5~8호선 스크린도어에 붙은 광고판을 없애고 고정문을 선로 쪽에서 열 수 있는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가운데 양평역에서 작업자들이 광고판을 철거하고 있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지하철 1~4호선 1072대 광고판 제거
구의역 정비 직원 사망사고 관련 대책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지하철에서 비상 상황 발생 시 탈출을 막는 스크린도어(승강장안전문) 광고판이 철거되고 고정문은 선로 쪽에서 열 수 있도록 비상문으로 설치된다. 이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19세 정비 직원 사망사고 등과 관련한 안전대책의 하나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이달 말부터 비상시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해 승강장안전문에 붙어 있는 광고판 1076대를 떼어낸다고 7일 밝혔다. 이는 1~4호선에 설치된 전체 광고판 1666대(민자 제외)의 64.4%에 해당하는 규모다. 비상시 벽체 때문에 차내에서 선로 쪽 탈출이 어려운 승강장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할 방침이다.

최근 철거를 끝낸 5~8호선(서울도시철도공사 운영) 1093대를 포함하면 서울지하철 1~8호선 전체 광고판 중 45% 정도가 철거되는 셈이다.

승강장안전문 광고판은 비상 상황 시 승객들의 탈출을 막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구의역 승강장안전문 사망사고를 계기로 지하철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비상시 탈출용으로 설계된 승강장안전문 안전보호벽(비상문)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안전보호벽을 가로 막는 광고판의 위험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토교통부는 2010년 ‘차량이 정위치에 정차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고 발생에 대비해 모든 문이 비상 개폐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고 국민권익위원회도 지난해 4월 개선을 권고했다.

서울시메트로는 안전을 우선 고려해 비상시 벽체 때문에 열차에서 선로 방향으로 탈출이 어려운 ‘섬식 승강장’에 있는 광고판부터 순차적으로 철거한다. 또 승강장안전문이 고정돼 있거나 광고판이 가로막고 있어 비상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고정문을 화재 등 비상상황에서 승객이 열고 탈출할 수 있는 비상문으로 바꾼다.

교체 대상역은 출·퇴근 시 혼잡도가 높은 역으로 대상 역은 2호선 서울대입구·봉천·신림·충정로·서초·방배·낙성대 등 7개 역, 3호선 경복궁·안국 등 2개 역이다. 4호선은 길음·한성대입구·동대문·동대문역사공원·성신여대입구·혜화 등 6개 역이 해당한다.

메트로는 앞서 지난 4월 시범사업으로 3호선 독립문역과 홍제역을 비상문으로 바꾼 바 있다. 승강장안전문 개선에 총 200억원 이상의 투자비가 소용됨에 따라 개선이 시급한 15개역은 내년 4월까지 사업자 부담으로 공사를 마치고 나머지 104개역사에서는 국비와 시비 지원을 받아 단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시민 안전을 위해 승강장안전문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부족한 재정 상황에 더해 광고수입 감소 등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