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학회(회장 성운스님)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수경스님)가 5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을 기념하는 ‘훈민정음과 불교’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글 창제, 겨레 얼·혼 확립 史”
“훈민정음 보급 위해 불경 활용”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한국불교학회(회장 성운스님)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소장 수경스님)가 한글 반포 570주년을 맞아 훈민정음과 불교 간의 관계를 되짚었다.

한국불교학회와 불학연구소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훈민정음과 불교’ 특별기획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종대왕(1418~1450)은 백성들이 글을 알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집현전 학자들과 1443년 한글을 만들고, 1446년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패널로 나선 조계종 교육아사리(제자를 가르치고 지도할 수 있는 덕이 높은 승려) 벽공·정천스님이 ‘월인천강지곡의 성립과 불교적 의의’와 ‘조선소 왕실불사에 있어서의 훈민정음 활용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 개회사 전하는 한국불교학회장 성운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벽공스님은 “(세종대왕이 지은 불교 찬가인) 월인천강지곡 성립의 불교적 의의는 달이 천강을 비추는 것과 같은 석존의 공덕·실천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종은) 월인천강지곡을 통해 백성들에게는 훈민정음을 바탕으로 불교를 가르치고, 불교를 비방하는 유신자들에게는 그들이 곡해하고 있는 부분을 바로 잡는 등 유·불교 간 갈등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천스님은 “(세종의 차남) 세조는 수양대군 시절부터 불교와 깊은 인연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석보상절을 번역하고 특히 간경도감의 경우 우리글로 된 불전을 상당량 간행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훈민정음의 길’의 저자 박해진 작가와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김슬옹 초빙교수는 각각 ‘훈민정음 창제와 보급의 주역, 혜각존자 신미’와 ‘천개의 강에 떠오른 부처님 말씀과 세종의 꿈’을, 조계종 교육아사리 영석스님(동국대 초빙교수)과 자현스님(중앙승가대학교 교수)은 ‘간경도감의 선서언해본 연구’ ‘세조의 상원사중창과 상원사중창권선문에 대한 검토’ 등을 주제로 발제했다.

앞서 한국불교학회장 성운스님은 개회사에서 “‘한글’이라 하는 ‘훈민정음’과 불교에 대하여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불교계가 나아갈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데 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 속 한국불교의 역할에 대해 재조명해 보는 이런 시도는 미래 한국불교의 전통성 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교육부장 진각스님은 축사를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는 겨레의 얼과 혼을 확립한 역사적 사건”이라면서도 “유교사상이 지배한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불교를 믿고 실천했다는 것과 훈민정음을 보급하기 위해 불경을 활용했었다는 것은 민중들의 삶 속에 여전히 불교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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