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5곳 출사표 던져
시장 포화 상태… 마지막 기회
오너가 진두지휘… 사활 걸어

롯데·SK, 부활 위해 절치부심
SK네트웍스 뺀 나머지 ‘강남’
연말까지 불꽃 튀는 경쟁 전망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연 매출 6조원에 달하는 서울 시내면세점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유통 대기업들의 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신청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특허신청서를 제출한 유통 대기업 5곳은 올 연말까지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번에 출사표를 던진 대기업은 롯데, SK네트웍스,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HDC신라면세점),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으로 5파전 양상이다. 이들 5곳 중 2곳은 탈락의 고배 마셔야 한다. 어느 한 곳도 호락호락한 곳이 없어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세청이 현행 5년인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갱신도 허용하기로 한만큼 각 면세점은 오너가 전면에 나서며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사업권 획득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면세점이 3곳 추가될 경우 시장이 포화될 가능성이 커 더 이상의 추가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가 부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빼앗긴 사업권을 되찾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월드타워점을 입지로 확정했다.

롯데는 두산에 밀리며 지난 6월까지 영업하고 월드타워점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가장 우려됐던 오너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어 서울 면세점 특허 재창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또 면세점 입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75)이 최근 호텔롯데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는 등 약점인 오너리스크가 다소 해소된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세계적인 면세 사업자로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강남권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강남관광벨트’ 조성 계획 등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세계에 특허를 내준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획득에 나섰다. 다른 경쟁 후보들이 강남에 입지를 선정한 것과 달리 동부권에 자리를 잡은 것이 특색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시계와 보석에 특화된 강점과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면세점 탈락으로 인한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 피해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절심함을 호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로 도전한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7월 신규 특허를 통해 따낸 용산 아이파크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경험과 현대산업개발의 입지 및 개발 능력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면세점이 들어설 센트럴시티를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세계는 스타필드하남-코엑스몰-센트럴시티를 통해 신세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일대의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명동권과 차별화되는 문화 예술 관광 허브를 조성한다는 게 신세계의 각오다.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사업권을 획득한 서울 신규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개장했다는 점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도 이번 입찰을 통해 면세점사업 진출을 시도한다. 현대백화점은 강남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입지로 결정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특허전을 앞두고 면세사업법인인 현대면세점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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