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전형민 기자] 중국의 중재를 통한 6자회담 재개수순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큰 틀에서 6자회담 재개가 전제된 상황에서 북·미 간 추가 대화가 열리고, 이후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예비접촉이 진행된 후 곧바로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최근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각국에 ‘유연성’을 발휘해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수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본회담 재개에 앞선 ‘예비수순’을 통해 각국의 입장차를 충분히 수렴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북한에게 6자회담 복귀의 일정한 명분을 주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북·미 추가대화는 북핵문제를 미국과의 양자 틀을 중심으로 풀어가려는 북한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제공하는 성격을 갖는다.

또 6자회담 예비접촉도 본회담에 앞선 ‘룰미팅’의 형태로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과 제재해제를 논의하는 장을 마련해 주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9일 정부의 한 소식통은 “회담의 형식이나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진다면 어떤 형태의 접촉이든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미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핵 외교가에서 거론됐던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별도의 포럼’은 관련국 간 협의과정을 거치면서 비핵화 논의의 일정한 진전이 있을 경우에 열리는 쪽으로 북한을 제외한 관련국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6자회담 재개 수순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으로부터 전향적인 ‘신호’가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회담 복귀의 선결조건으로 선(先) 제재해제와 평화협정 회담을 내세우는 기존 입장에서 유연해지지 않고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예비수순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6자회담 예비접촉은 북한이 평화협정을 위한 회담을 별도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실현가능한 대안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북·미 추가대화의 경우 미국은 북한이 회담복귀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변화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의장국인 중국의 중재력이 한층 긴요해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고위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조금 상황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북한의 태도변화가 6자회담 재개의 결정적인 요소인 만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여부와 6자회담과 관련된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 등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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