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여우.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수단에서 밀반입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불법 밀수로 세관에 적발돼 국립생태원이 보육 중이던 사막여우가 올해 7월 초에 새끼 2마리를 낳아 화제다.

국립생태원은 사막여우 새끼들을 오는 30일부터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사막관에서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지난 2014년 4월 아프리카 수단에서 불법 밀수된 사막여우 17마리가 인천세관에 적발됐고, 이 중 12마리는 이미 폐사한 상태였다. 살아남은 5마리도 개 홍역에 심하게 감염돼 국립생태원에 맡겨졌다.

건강을 회복한 5마리 중 암컷 한 마리가 이번에 새끼 2마리를 출산한 것이다. 암수 한 쌍인 새끼 2마리는 현재 평균 25cm까지 자랐고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사막여우는 보통 이른 봄인 3월에 짝짓기를 하지만, 이번 경우 새로운 환경 적응으로 인해 다소 늦은 5월 중순에 교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쥐, 도마뱀, 작은새 등을 주로 먹으며, 번식 쌍을 중심으로 10마리 이상이 가족 단위로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작고 특이한 외모 때문에 무분별한 남획과 밀수가 성행해 멸종 위기에 처했다.

국립생태원은 개방·공유·소통·협력을 추구하는 정부3.0의 일환으로 밀수와 밀거래 동물보호를 위한 다기관간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사막여우 새끼 출산도 국립생태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세관, 한강유역환경청, 울산지방검찰청, 울산지방경찰서 등 6개 기관의 협력으로 성공한 것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사막여우를 비롯해 검은손 기번, 마모셋, 슬로우로리스 등 불법거래로 적발된 국제적인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보호 중이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은 “이번 사막여우의 출산을 계기로 불법적 거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생명에 대한 반성과 아픔을 되새겨야 한다”며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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