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시인 문병란 선생 1주기 추모제가 지난 27일 조선대학교 서석홀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강동완 조선대학교 총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광주=김도은 기자] 민족시인 문병란 선생 1주기 추모제가 지난 27일 조선대학교 서석홀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림추섭 민주주의 광주행동 공동대표는 행사에 참석해 “선생님께서 그토록 염원하셨던 통일은 독일의 돈 통일도 베트남의 총통일도 아닌 ‘평화통일’이 기필코 성취될 것”이라며 “금서도 금지곡도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DMZ도 없는 해방된 하늘나라에서 남북을 하나로 잇는 오작교에서 조국이 하나 되게 해 달라”고 말했다.

강동완 조선대학교 총장도 그를 추모하며 “소외된 민중의 편에서 같이 아파하고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신 한마디로 선비의 삶이셨다”고 회고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평생을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 양심에 우러난 외침으로 투쟁하고 시대와 민족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며 민중의 삶 가까이에 계신 분”이라면서 “선생님의 고귀한 뜻인 하나 된 민족과 조국통일의 원대한 꿈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추모사를 전해왔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도 추모사를 통해 “1960년대 군사통시 시절과 1970년대 유신 시절 동안 암담한 현실 앞에 놓인 우리 민중과 민족의 정의와 저항이 살아있는 시로 위로해 주셨다”며 “선생님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후대가 자랑스러워 할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故문병란 선생은 1934년 8월 15일 전남 화순군 도곡면 원화리에서 태어나 1959년 월간 ‘현대문학’ 등단을 시작으로 1961년 조선대학교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선생은 대학 졸업과 함께 전남 순천고등학교와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조선대학교와 전남고등학교 재임 중 민주화운동을 펼치다 해직되어 거리의 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1988년 조선대학교 민주화운동의 영향으로 조선대학교에 복직되어 2000년까지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

선생은 군사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 저항하면서 현실의 부조리를 형상화하는 ‘죽순밭에서’ ‘벼들의 속삭임’ ‘5월의 연가’ ‘직녀에게’ 등의 시집을 줄곧 발표했다. 또한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회에 가입하며 반유신 민중문학운동의 실천을 시작으로 1980년대 전남사회운동협회, 민주쟁취국민운동 광주전남본부, 광주전남민족문학인협의회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더욱 민족과 통일과 5.18민주항쟁의 정신계승 문제에 몰두하며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이철규열사추모사업회 회장, 5.18기념재단 이사, 광주전남추모연대상임대표,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타계하기 직전까지 서은문학회장, 시온고등학교 이사장, 이철규열사추모사업회 회장 등을 맡아 정열적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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