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올해 들어 두 차례 핵실험을 감행, 6차 핵실험까지 기정사실화 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UN은 물론 국제사회의 공분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묻지마식으로 거듭되는 핵실험은 김정일 유훈에서부터 비롯됐으며,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지위를 얻기 위함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쉽게 말해 ‘핵 보유’만이 살 길이라는 얘기다. 지금은 핵 개발로 인해 고난의 길을 걷는다 할지라도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얻게 되면 모든 것을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북한의 이 같은 셈법이 국제사회에 과연 먹힐 것인가에는 의문이 앞선다. 과거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5월 28일과 30일 여섯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동시에 감행함으로써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 아닌 묵인돼 왔던 것은 사실이다. 북한이 이 같은 선례를 염두에 두고 무모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면, 그 셈법은 오판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파키스탄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한 적이 없는 나라며, 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돼 있는 나라다. 다시 말해 NPT체제 밖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등의 나라들은 처음부터 NPT 가입을 거부해 온 나라였다. 하지만 북한은 상황이 다르다. 북한은 스스로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제조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도움을 받지 않겠다’는 핵확산금지조약에 자필 서명을 한 나라다. 1985년 서명 당시 북한은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련으로부터 원전기술을 도입해야 했으며, 소련은 원전기술을 제공해 주는 조건으로 김일성으로 하여금 NPT에 가입하도록 했던 것이다. 따라서 북한과 같은 유형의 나라는 파키스탄이 아니라 이란이다. 이란 역시 미국은 물론 유엔의 끈질기고도 강력한 반대와 제재를 받아왔던 이유는 바로 NPT에 가입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현실과 제반 상황들이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을 어렵게 하며, 나아가 전문가들로 하여금 불가능하다는 예측을 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만약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경우, 국제기구와 국제질서는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될 것이고 주변국들의 핵 보유라는 도미노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은 물론, 지구촌은 아비규환이 되고 말 것이다. 북한 핵 개발 저지가 유엔 안보리는 물론 국제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의 지칠 줄 모르는 핵 개발 야욕은 “핵에는 핵으로”라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급 변화된 주장을 불러 왔으며, ‘전술핵 재배치론’ 주장마저 힘을 얻게 하는 결과를 낳기에 이르렀다. 이같이 예측 불허의 한반도 상황은 일본 등 주변국의 핵 확산으로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인류재앙의 근원지로 변모해 갈 확률이 높다.

더 나아가 중국마저도 “미국이 북핵 시설만 타격 시 묵인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중국이 김정은을 버릴 준비가 됐다”는 내용이 중국시보를 통해 지난 20일 보도되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중국마저 북한을 버릴 각오로 북핵만큼은 막겠다는 게 국제적 분위기다. 그렇다 할지라도 법과 질서와 대화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북한이 끈질긴 핵실험의 결과로 얻게 된 고성능 핵과 미사일을 보유 및 배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세계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인류의 문명이 낳은 괴물 핵은 오늘날 우리에게 이같이 엄청난 난제를 안기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세계 경찰국을 자처하는 미국도, 나아가 중국 러시아 일본을 포함한 주변 강대국들도 이 문제를 해결할 만한 비법은 딱히 보이질 않는 게 솔직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재앙을 앉아서 맞이하는 수밖에 없단 말인가.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도 그저 말뿐인가.

이러한 때 새삼 관심이 가는 것은 2012년 1월 23일 MBC ‘서프라이즈’에서 다뤘던 중국의 예언서 ‘추배도’다. 서양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가 있다면 동양에선 추배도가 있다. 중국 당나라 태종 때, 이순풍과 원천강이 그려낸 화첩형태의 책이다. 60폭의 그림과 밑에는 예언이 은유적으로 묘사돼 있다. 하지만 당시 황실에서 여황제가 출현한다는 예언 때문에 금서로 분류돼 있었다. 과거 봉건시대에는 여황제의 탄생은 곧 나라가 망한다고 인식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D 690년 측천무후가 여황제로 등극하므로 예언은 현실이 됐다. 이후 추배도는 1400년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다가 1990년 발견됐다. 발견 즉시 수많은 학자들이 해석에 나섰고 그 결과 추배도 예언은 ‘임진왜란’ ‘일본패망’ ‘덩샤오핑 등장’ 등 상당부분 적중했다. 주목할 것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5가지(56~60번) 예언이다. 56번째 예언서에는 대륙을 사이에 두고 병사가 마주 서서 불침을 쏘고, 하늘에는 두 마리의 새와 바다에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대치하는 그림이었다. 해석은 이 전쟁이 병사들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전이 될 것이라 설명하고 있으니 곧 핵전쟁을 의미한다. 나아가 핵전쟁과 같은 일촉즉발의 사태에서 변화가 찾아온다. 키가 3척인 아이가 모든 외국인들이 절을 하게 만들며, 파란 서양과 빨간 동양이 싸울 때, 신의 아들이 나타난다. 믿을 수 없는 천재는 두 나라 사이에서 온 사람이며 서양화된 동양 사람으로 모든 전쟁을 끝낸다. 큰 문제가 해결됐다. 6~7개 나라들이 형제가 되고 친구가 됐다. 평화가 왔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악을 행하지 말고 선을 행하라면서 마무리 된다.

즉, 추배도는 ‘종말론’이 아니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구원론’이었다. 이 곤란한 때, 정치와 외교와 군사적 힘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 앞에서, 키가 세척인 아이(삼척동자, 三尺童子)면서 신의 아들인 이 시대의 영웅은 과연 누굴까. 인류는 그를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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