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가 27일 무기한 총파업을 벌인 가운데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 지하철 운행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체인력 피로·숙련도 부족 등으로 사고 우려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철도·지하철노조 총파업에 서울시가 대체 인력을 투입했지만 ‘안전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7일 무기한 연대 총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가 함께 파업하는 것은 지난 1994년 6월 전국기관차지부협의회와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가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을 진행한 지 22년 만이다.

이번 파업의 쟁점은 ‘성과연봉제’다.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도입한 데 반대하며 노동계는 지난 22일부터 연속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정상 운행을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내달 3일까지 7일간 파업 1단계로 지하철 운행을 낮 시간에는 평소의 80~85%로 줄이기로 했다.

8일 이후로 넘어가면 2단계 대책에 들어간다. 필수유지업무 및 대체인력이 7일 이상 근무해 피로가 누적되므로 이로 인한 사고 등을 막기 위해 열차 운행을 평소의 70%대로 낮춰 운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구의역 사고 등 지하철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피로 누적과 숙련되지 않은 대체인력이 운행하는 열차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3년 파업 당시에도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80대 할머니 승객이 전동차에서 내리던 중 문이 닫히면서 발이 끼여 1m 이상 열차에 끌려가다 공사 중이던 승강장 스크린도어 등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다.

사고가 난 열차에 탑승해 출입문 개폐 조작을 담당한 차장은 대체 투입된 교통대학 학생이었다. 이번 철도·지하철노조 파업으로 시민들은 안전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1호선 서울역에서 만난 한선희(30)씨는 “아직 크게 불편함은 못 느낀다”면서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안 그래도 지하철 사고가 요즘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누가 운행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지 않나”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KTX를 타고 대구로 간다는 김모(42)씨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지 않겠나”라며 “시민 입장에서는 파업이 어서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파업에 따른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지하철은 정상 운행되니 상황에 동요하지 마시고 지하철을 질서 있기 이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레일도 파업이 시작되면서 준비된 비상열차운행계획을 실행했다. 평소의 64.5% 수준인 1만 4000여명이 철도인력으로 투입됐다. 필수유지인력 8400여명을 비롯해 코레일 내부직원과 군·협력업체 직원 등 대체인력 6000여명을 확보했다.

코레일은 인력을 이용량이 많은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에 중점적으로 투입한다. 이를 통해 파업 1주차까지는 KTX와 수도권 전동차의 운행률은 100%를 유지하되 일반열차와 화물열차는 각각 60%, 30% 수준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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