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록달록한 얼굴을 가진 개성 가득한 하회탈들이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풍물시장 전통문화체험관
아이·외국인 등 누구나
쉽게 만들도록 구성돼

청사초롱·하회·부채·노리개
다양한 제춤 제작 가능

‘전통문화 설명’ 글자 작아
외국어 설명은 전혀 없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파란 안경에 불그스름한 볼. 하트모양의 연지곤지. 알록달록한 얼굴색. 개성 가득한 하회탈들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일렬로 나란히 전시된 하회탈. 누군가의 손에 만들어진 이들은 각자의 개성에 만족해하는 듯 보였다.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 시장 전통문화체험관. 투명 유리벽 안으로 보이는 작품은 이곳이 체험관이라는 것을 한 번에 알려줬다. 청사초롱, 죽자, 부채, 노리개, 한지 꽃부채. 곱디고운 색에 이미 마음이 심취하는 듯했다.

“색이 참 곱죠?” 손으로 만든 작품에 감탄하던 기자를 보던 안내원은 말 걸어왔다. “주민분들도 만드는 걸 참 좋아하세요. 하루에 한 작품씩 체험해 볼 수 있어요.”

1일 1개만 제작 가능해 아쉬움을 표하는 기자에게 안내원은 “어떤 주민분은 매일 오셔서 하나씩 만들어 가세요”라며 재밌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외국 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세요. 만들기 쉬워서 다들 재밌어 하세요.”

기자도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뭘 만들까’ 턱을 괴고 고민하다 ‘민화 물결 접시’를 골랐다. 그리고 안내원과 함께 재료를 가지고 데스크 옆쪽 만들기 부스에 들어갔다.

“물풀을 한지에 바른 다음에 이렇게 붙이면 돼요. 물풀은 손에 묻어도 끈적이지 않아서 아 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요. 하시다가 어려운 부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제작 방법을 설명하던 안내원은 만드는 데 참고하라고 완성품을 가져다주고 다시 옆 안내 부스로 갔다.

▲ 전통문화 체험관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설명서를 보며 완성품을 이리저리 살폈다. “아~이렇게 만들면 되는구나!” 제작방법이 한눈에 들어왔다. 먼저, 두꺼운 종이로 접시모양을 잡았다. 그리고 모양대로 잘려있는 한지를 접시 사방에 붙였다. 마지막으로 접시 바닥판에 ‘민화그림’을 붙였다.

완성품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0분. 고운 빛깔을 지닌 접시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 정도면 아이, 노인, 외국인도 쉽게 체험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기자가 체험관에 들어온 4시 40분부터 체험과 관람까지 모두 하고 나가는 1시간가량, 아무도 체험관을 찾지 않았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운영하는 체험관. 운영시간임에도 이날은 한적했다. 그저 건물 밖을 오가는 사람들의 말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 전통문화체험관 한쪽 벽면에 우리의 전통문화 알기라는 제목으로 글이 적혀 있다. 하지만, 걸려 있는 위치도 구석이고, 글씨도 작아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또 한국어로만 돼 있어 외국인은 전혀 읽을 수 없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또 만들기 부스 안 한쪽 벽면에는 ‘우리의 전통문화 알기’라는 제목으로 ‘탈, 청사초롱, 사모, 족두리’ 등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글씨가 작아 눈에 띄지 않았다. 한글로만 적혀 있어 외국인들은 전혀 내용을 볼 수 없었다.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취지로 서울시가 만들었다면, 이 같은 환경 개선은 반드시 필요해 보였다.

한편 서울풍물시장은 서울 신설동 청계천로 주변에 조성됐다. 청계천 복원사업(2003~2005 년)이 이뤄질 때 ‘황학동 도깨비 시장’ 등 주변 노점상가의 상당수는 2004년 초, 동대문운동장에 만들어진 동대문풍물벼룩시장으로 이주하게 됐다.

이를 2006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동대문 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발표하면서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자, 2008년 숭인 여중 부지에 새로 건물을 지어 또다시 이전시킨다. 이때 조성된 것이 바로 서울풍물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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