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장로교단 정기총회 일정과 쟁점 헌의안.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 장로교단 정기총회 주요 이슈

합동, 선관위 수장 사퇴 후폭풍
통합, 총회장 2년 상근직 헌의
기장, 한신대 수술대 올려 손봐

교권다툼으로 변질된 임원선거
목회자범죄·자질문제도 골머리
‘개혁·쇄신’ 해법찾기 쉽지 않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개신교 내 수백개의 교파 가운데 큰 교세를 형성한 장로교단의 정기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제101회 정기총회를 통해 각 교단을 이끌 새 임원 선거와 최대 이슈 안건 등을 들여다봤다.

◆합동, 후보자격 논란 부총회장선거… 선거후유증 불가피

한국교회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는 26∼30일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에서 제101회 정기총회를 연다. 임원 선거에선 총회장에 현 부총회장인 김선규(성남 성현교회) 목사가 선출될 예정인 가운데 예장합동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차기 수장을 선출하는 부총회장선거다.

최근 총회선거관리위원회는 ‘이중직·예비후보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킨 김영우(충청노회)·정용환(목포노회) 목사를 진통 끝에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안건 처리 과정에서 선거위원들이 선관위원장 백남선 목사를 사퇴시킨 후 안건을 통과시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교갱협)는 선관위를 맹비난하는 입장문을 내고 당사자의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교갱협은 “선관위에서 벌어진 비상정회 및 위원장 해임 등의 초유의 사태에 대해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면밀히 파악해 잘못이 있는 당사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거 진행 절차에 대한 교단 내 총회대의원(총대)들의 반감이 커 선거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다른 안건으로는 끊이지 않는 성범죄, 폭행 등 강력범죄의 재발방지를 위해 목사·장로를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하고 목회 매뉴얼을 제정하자는 안건도 상정돼 있다. 이 안건은 “교단 내에서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해결책이 요구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총회를 앞두고 전병욱(홍대새교회) 목사의 여신도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재판·징계를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열기도 했다.

총회신학원 야간과정 폐지안도 상정돼 눈길을 끈다. 목회자 대량 배출에 따른 자질 문제와 수급 조절을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보수교단인 예장합동은 동성애·이슬람 확산에 대한 교단 차원의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동성애대책특별위원회 설치 안도 상정돼 있다. 이 밖에도 정부의 할랄식품 관련 계획에 대한 탄원 건도 올라와 있다.

◆이단해제 특별사면 불똥 튄 ‘통합’

예장통합총회는 26∼29일 경기도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에서 제101회 정기총회를 여는 가운데 현 총회장 임기 및 재임 방식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총대들의 격론이 예상된다. 서울노회와 충남노회 등 13개 노회는 “총회장 임기를 현행 1년 비상근직에서 2년 상근직으로 변경해 달라”는 헌의안을 제출했다. 총회장이 1년 임기로는 책임 있는 정책 입안과 집행을 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교단 산하 66개 노회 중 20% 가까이가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급변하는 교계 안팎의 환경에 교단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임기를 보장하는 상근직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단 안팎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단해제 특별사면’ 조치 후 취소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예장통합 특별사면위원회와 채영남 총회장은 정기총회 며칠을 앞두고 선포한 ‘특별사면’조치로 곤경에 처했다. 이들은 논란이 커지자 곧바로 특별사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으나, 교단 내 반발 세력이 이번 총회에서 임원진의 사과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이정환 목사가 ‘예장통합 목사님들과 장로님들께 아룁니다’라는 공개서한을 통해 비판을 가했다. 이 목사는 “우리 교단은 법치를 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곳곳에서 불법과 탈법, 위법이 넘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단 해지와 관련된 특별사면위의 활동 보고가 총회 둘째날 있을 예정이여서 총대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임원 선거 총회장에는 현 부총회장인 이성희(서울 연동교회) 목사가 선출될 예정이다. 부총회장선거에는 정헌교(충청노회)·최기학(용천노회) 목사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기장, 한신대 개혁 이끌 특별위 설치하나

진보성향을 가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이번 정기총회에 한신대의 개혁과 쇄신을 요구하는 안건을 다수 접수했다. 기장은 제101회 정기총회를 오는 27∼30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 신텍스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올해 총회의 이슈 키워드는 ‘한신대’다. 4개 노회는 한신대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와 위기극복 대책을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 외에도 여성총대 참여비율 확대를 요구하는 안건과 농촌교회 실태조사 정책자료집 발간을 요청했다. 또 4·16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 지원 추진 등도 헌의안으로 상정됐다.

총회장 후보에는 서울남노회 권오륜(발음교회) 목사가 나섰다. 목사 및 장로 부총회장 후보에는 광주노회 윤세관(풍암계림교회) 목사와 광주남노회 황일령 장로(완도제일교회)가 각각 단독으로 출마했다.

◆한기총-한교연 통합 여부 최대의 분수령

이번 정기총회에서 교파를 넘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최대 이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통합 선포를 각 교단 총대들이 받아들일지 여부다.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 선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요 교단 협의체인 양 공기관의 대통합에 대한 총대들의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낼 것으로 보여 열띤 논쟁이 예상된다.

또 내년 앞으로 다가온 ‘종교개혁 500주년’에 앞서 한국교회 개혁과 혁신을 위해 각 교단별로 어떠한 준비와 일정을 확정 지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총대들의 행보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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