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억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檢, 신병처리 결과 발표 임박
한일 롯데 경영권 박탈 위기

日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韓롯데, 日롯데에 종속되나

구속시 그룹 경영 공백 우려
M&A·상장 등 계획 차질 예상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그룹이 숨죽인 채 조만간 발표될 신동빈 회장에 대한 검찰의 신병처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 비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소환 조사한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재계 순위 5위로 대한민국 대표 유통 브랜드인 롯데그룹의 총수인 만큼 구속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일 롯데 경영권이 뒤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검찰 내부에서도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입장과 불구속 기소하는 게 낫다는 신중론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거쳐 장악한 한·일 롯데 ‘원 톱(one top)’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신 회장을 대신해 롯데그룹을 이끌 만한 사람이 롯데 신씨 오너 일가 중에는 없다는 것이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달 말 한국 가정법원으로부터 후견인(법정대리인)이 지정돼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5년 1월 8일 일본 홀딩스 주총을 통해 이사직에서 한 차례 해임된 바 있어서 복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또 별다른 경영활동 없이 10년간 400억원 이상 한국 롯데 계열사로부터 급여를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신 회장이 구속되면 롯데그룹은 최종 결정권자인 오너가 없는 경영 공백 상태가 불가피해지는 셈이다. 이에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를 이끄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비롯해 일본인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본은 경영 관례상 비리로 구속이 확정된 임원을 즉시 해임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에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사회와 주총을 열어 신 회장을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 유력하다.

일본 임원들과 주주들이 ‘더는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인이 경영하는 일본 롯데에 한국 롯데가 종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신 회장이 구속되더라도 한국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에 일본 주주들이 곧바로 신 회장 해임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재판 결과를 두고 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 회장이 구속되면 그가 주도해온 인수·합병(M&A), 상장 등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는 삼성그룹의 화학 부문을 3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고, KT렌탈·뉴욕팰리스호텔 등을 인수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으나 올해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과감한 결단을 내릴 오너의 부재로 ‘경영 위축’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와 함께 올스톱된 호텔롯데 상장도 신 회장이 이끌어온 만큼 구속 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신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가장 최선의 결과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구속되면 롯데그룹은 물론이고 경제계, 더 나아가 국가경제에까지 그 여파가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되 최소한 경영활동은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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