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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
이혜림 기자  |  rim2@newscj.com
2016.09.23 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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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오랜 시간 그 모습을 바꾸면서 한중일 문화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삼국지》를 둘러싼 주변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흥미에서 집필한 것으로 중국을 만들고, 일본을 사로잡고, 조선을 뒤흔든 책 이야기이다.” -본문 中-

한국, 중국, 일본은 삼국지를 어떻게 읽고 풀이했을까.

저자는 중국에서 탄생해 중국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한 ‘삼국지’의 변화 과정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의 수용·변화·각색·재창작의 양상을 치밀하게 묘사했다.

◆중국을 만든 책

진수의 ‘삼국지’부터 최종 개정본인 ‘모종강평본’에 이르기까지 ‘삼국지’는 중국의 역사와 이를 둘러싼 문화의 흐름에 대해 기록했다. ‘삼국지’는 어느 한 개인의 창작이 아니라 역사서와 수많은 서적들 그리고 예인들의 입에 오르던 이야기 대본 및 거리의 이야기 등이 모여 만들어진 집단적 저작이다.

이처럼 민간에 유전되던 삼국의 이야기는 대부분 촉한에 대한 동정적 일화들로 주희 이후 거론된 성리학적 정통론이 결합되어 소설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면서 중국을 만든다. 게다가 오랜 기간 동안 북방 오랑캐의 남침에 괴로움을 겪었던 사람들은 이 소설이 가지는 정통론을 통해 민족의식까지 고취했다.

◆일본을 사로잡은 책

에도 시대 초기에 유입돼 역사서로 분류된 ‘삼국지’는 일본의 남북조 시대의 흥망성쇠를 그린 군기 소설인 ‘다이헤이키太平記’의 유행과 함께 일본어로 번역됐고, 여기에 일본풍의 삽화가 삽입되면서 일본을 사로잡는다.

삼국의 이야기가 일본 전통 인형극인 조루리로 만들어지면서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무사적 충의가 강조된다. 이후 중일전쟁 시기 신문에 연재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가독성과 재미를 높이는 한편 전 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충의를 공고히 해 자신들의 침략 전쟁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

◆조선을 뒤흔든 책

한글로 번역돼 유통되면서 만들어진 우리만의 독특한 ‘삼국지’는 식민지 조선인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 선조 대에 유입된 이 소설은 괴탄하고 잡스러운 책이라는 비난과 함께 성리학적 정통론과 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이 맞물리면서 유행한다.

임란 이후 세워진 관제묘와 호란 이후 대두된 대청복수론이 ‘삼국지’확산에 기폭제가 돼 왕실은 물론 민가의 부녀자들까지 베껴 쓰고 낭독하고 빌려 읽는 등 조선을 뒤흔든다. 한글로 번역된 ‘삼국지’는 상업적으로 유통되면서 축약과 개작을 거쳐 독특한 우리만의 소설로 만들어졌고, 일제강점기 신문에 연재된 한용운의 ‘삼국지’는 영웅을 갈망하는 식민지 조선인을 위안해주는 동시에 항일 민족의식도 고취해줬다.

 

이은봉 지음 / 천년의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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