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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요모조모] 활성단층 위에 지어진 원전, 누가 책임지나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6.09.22 18: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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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9.12 경주대지진으로 온 국민이 불안감에 쌓여있다. 경주대지진이 일어난 양산단층이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이라는 사실이 4년 전에 밝혀졌음에도 은폐했음이 드러났다.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맡겨 조사한 결과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경주 일대가 포함된 양산단층은 물론 원전이 밀집돼 있는 울산단층 또한 활성단층이라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은폐시켜버린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왔으면 가동 중인 월성과 고리 원전에 대해서는 긴급 안전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수명을 단축시키고 원전을 추가로 지어서는 절대 안 되는 지역이라는 걸 확인하는 게 순리다. 하지만 당시 소방방재청과 정부는 순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역리를 따르는 결정을 했다. 이후 양산단층에는 2개의 원전이 더 지어졌다.

증언에 의하면 정부당국과 한수원 등이 원전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덮었다고 한다. 구체적 증언이 아니더라도 왜 정부가 은폐했는지는 충분이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미 가동되고 있는 원전을 멈추는 건 물론 새로운 원전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한수원을 중심으로 하는 원전추진세력이 막강한 힘을 행사해 단층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게 한 것 아닌가 싶다. 활성단층대에 밀집해서 지어진 원전 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반생명적 사고이고 지독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다.  
원전이 밀집된 동남지역은 인근에 광역도시와 중소도시가 있는 지역으로 인구 수백만이 살아가는 곳이다. 이 같은 인구밀집 지역에 원전을 짓는다는 것은 수백만이 폭탄을 이고 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경주 사람들은 물론 부산, 대구, 창원, 울산 등 영남지역 일대에 사는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빠진 데는 여진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했지만 원전이 밀집돼 있는 ‘현실’이 주는 두려움이 짙게 깔려 있다. 동일본대지진을 TV와 신문, 인터넷을 통해 생생하게 목격한 국민들이다. 

4년 전에 단층조사 결과를 은폐한 사람들은 엄히 처벌받아야 한다. 특히 당시 소방방재청장, 안행부 장관, 총리, 대통령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건은 단순히 진실을 은폐한 책임에 그치지 않는다. 수백만의 목숨이 걸린 문제다.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어떠한 경우도 용서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보도를 통해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최근 허가된 신고리 5, 6호기는 허가취소하고 노후 원전은 바로 폐기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현재 매뉴얼에 따라 수동 정지된 월성 1~4호기는 물론 활성단층대에 있는 다른 원전도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한 뒤 종합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국회는 박인용 안전처장을 뒤늦게 불러 문자를 제때 발송 못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진정 국민의 생명안전, 특히 활성단층 지대에 지어진 원전의 인근 지역에 사는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질타와 호통을 넘어 원전 가동 여부를 포함한 긴급안전대책을 냄은 물론 근본적인 대책을 내어 놓아야 한다. 국회는 경주, 울산을 포함한 단층지대가 활성단층이라는 사실이 4년 전에 밝혀졌음에도 은폐가 된 경위와 과정에 대해 매섭게 따져 묻고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야 마땅한 일이다. 국회는 즉시 국정조사 절차를 밟아 진상을 낱낱이 밝혀라. 

이제라도 4년 전에 조사했던 내용을 살려내고 추가로 정밀조사를 해서 지진활성단층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원전을 한 곳에 그렇게 많이 지으면서도 단층지도를 만들지 않은 것은 원전지상주의, 효율만능주의, 비밀주의가 지배하는 문화가 반영된 것 아닌가 싶다. 이번 경주대지진은 원자력 에너지가 최고라고 믿고 원자력 없는 한국을 상상하지 못하는 세력이 퇴장할 때가 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게 무엇이 있겠는가? 돈보다 생명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잘못됐다. 돈이 아니라 생명이다. 이윤이 아니라 안전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하지 않으면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없음은 물론 공동체를 발전시킬 수 없다. ‘세월호’를 무한 반복할 수는 없다. 더 이상 가만있을 수 없다. 이번 경주 지진을 기점으로 기존의 원전 중심의 가치관을 바꾸고 대체에너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삶의 태도를 자연친화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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