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7인을 소재로 한 영화 ‘매그니피센트7’ 스틸. (제공: UPI코리아 제공)

금광 마을에 악당 들이닥쳐
전 재산 현상금 걸고 복수 의뢰

황야 누빈 총잡이 드림팀 결성
현대적 감각 더한 액션 선보여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탕! 탕! 탕!’

서부영화 하면 모래 먼지가 휘날리는 황야에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부츠를 신은 총잡이가 말을 타고 날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개척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총잡이와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부영화에 동양인, 그것도 한국인이 출연한다는 것은 매우 획기적이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어려운 걸 배우 이병헌이 ‘성공적’으로 해냈다.

영화는 1879년 평화로운 미국 서부의 개척 마을 로즈 크릭에 바톨로뮤 보그 일당이 들이닥쳐 선량한 마을 사람들을 이유 없이 쫓아내며 시작된다. 개척민들에 의해 일궈진 작은 마을인 로즈 크릭 인근에 금광이 있기 때문이다.

금을 노린 보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헐값에 땅을 강매한다. 이 과정에서 보그 일당에 의해 남편을 잃은 ‘엠마(헤일리 베넷)’는 전 재산을 들고 현상금 사냥꾼 ‘샘 치좀(덴젤 워싱턴)’을 찾아가 복수를 의뢰한다. 막대한 재산과 용병단을 보유한 보그를 혼자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샘 치좀’은 황야에서 이름 좀 날린다 하는 총잡이들을 모아 드림팀을 꾸린다. 태평하고 쾌활한 도박꾼이자 술꾼이지만 잔머리가 뛰어난 총잡이 ‘조슈아 패러데이(크리스 프랫 분)’가 가장 먼저 드림팀에 합류했다.

▲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7인을 소재로 한 영화 ‘매그니피센트7’ 스틸. (제공: UPI코리아 제공)

그리고 남북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부를 배회하는 전설의 명사수 ‘굿나잇 로비쇼(에단 호크 분)’와 그의 친구 ‘빌리 락스(이병헌 분)’, 한 마리 곰처럼 거친 추격자 ‘잭 혼(빈센트 도노프리오 분)’, ‘샘 치좀’에게 쫓기는 현상범 ‘바스케스(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분)’, 코만치 족의 전사 ‘레드 하베스트(마틴 센스메이어 분)’이 한데 뭉쳤다. 아무리 날고 긴다는 총잡이라고 해도 수십, 수백명의 용병단에게는 수적으로 열세다.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7인과 보그 일당 중 누가 승리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영화 ‘매그니피센트7’은 1960년에 개봉한 율 브린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주연의 영화 ‘황야의 7인’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영화는 7인의 무법자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무참히 짓밟힌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거는 이야기를 담았다. ‘황야의 7인’은 존 스터지스 감독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로 배경을 옮겨와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황야의 7인’은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화려한 멀티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리메이크 작품 역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아프리카계 미국 배우 덴젤 워싱턴, 아시아계 이병헌, 멕시코 출신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등 서부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이 파격적으로 캐스팅됐다.

메가폰을 든 안톤 후쿠아 감독은 ‘스티비 원더’ ‘토니 브랙스턴’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와 혼다, 밀러, 리복 등 다양한 CF연출가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그의 실력을 눈여겨본 오우삼 감독에게 발탁된 감독은 주윤발, 미라 소르비노 주연의 영화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로 데뷔해 홍콩 느와르 액션을 할리우드 스타일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황야의 7인’이 안톤 후쿠아 감독을 만나자 통쾌하고 세련되면서도 서부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서부 영화를 보며 자랐다는 안톤 후쿠아 감독은 “지금까지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부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 영화를 통해 서부영화로는 새로운 접근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연 배우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말대로 이 영화를 7인의 무법자들이 자신의 장기를 이용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액션을 선보인다.

▲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7인을 소재로 한 영화 ‘매그니피센트7’ 스틸. (제공: UPI코리아 제공)

먼저 주인공으로 ‘덴젤 워싱턴’을 캐스팅해 서부영화의 주인공은 백인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렸다. 영화에서 ‘샘 치좀’은 권총 한 자루로 절제된 액션을 선보이며 백발백중 악당을 물리친다. 한 손은 방아쇠를, 한 손은 권총 머리를 치는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빌리 락스’ 역을 맡은 이병헌은 서부영화에선 낯선 칼을 주 무기로 사용한다. 그는 허리에 찬 단도를 활용해 동양 액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에 악역으로 출연했던 이병헌이 선한 역의 주인공으로 스크린에 등장해 의미가 있다. 아울러 인종과 외모, 나이가 모두 다른 7인을 캐스팅한 것은 신의 한 수다. 새로운 이들의 조합은 그저 그런 서부영화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이 작품을 신선하게 만든다.

하지만 역시 서부영화는 젊은 여자 관객에겐 익숙하지 않다. 물론 원작보다는 접근하기 쉽지만 그럼에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총잡이 7인의 브로맨스가 빛나는 영화 ‘매그니피센트7’은 지난 14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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