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외대에 25억 원을 쾌척한 조명덕 할머니. (사진제공:한국외대)
[뉴스천지=장요한 기자] 어려운 형편의 법대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꾸준히 장학금을 기부했던 할머니가 이번에도 25억 원 상당의 거액을 내놓으며 ‘외대 사랑’을 보여 눈길을 끈다.

5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조명덕(76) 씨는 지난달 23일 열렸던 박철 총장의 취임식에서 25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다. 조 씨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총 45억여 원을 한국외대에 기탁했다.

조 씨가 한국외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부터다.

조 씨가 한식집을 하며 억척같이 모은 돈으로 마련한 상가건물을 날릴 위기에 처했을 때 헌법학자 이강혁 당시 외대 총장의 도움으로 재산을 보존할 수 있었다.

이후 조 씨는 돈이 없어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법대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6․25전쟁 때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여고생 신분으로 월남한 뒤 평생 홀로 살며 힘들게 모은 재산을 한국외대 법대에 기부해 왔다.

1993년부터 매년 3천만 원을 법대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했고, 1999년에는 장학금 및 발전기금으로 3억 원을 기탁한 바 있다. 또 2007년에는 외대 법대가 법학관을 신축 개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14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내놓았다.

조 씨는 또 형편이 어려워 부실한 밥을 먹으며 고시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자주 불러 밥과 고기를 사주고 머리를 식히라고 오페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조 씨의 학교 사랑에 감사를 표하고자 한국외대에서는 2007년 신축한 법학관에 ‘조명덕 홀’을 개관하고, 조명덕 여사의 부조 흉상을 홀 입구에 설치했다.

조 씨는 3년 전 지병인 당뇨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람의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해 자식처럼 아끼는 외대에 다시 거액을 내놓기로 결심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조 씨는 이번에 기부하면서 “외대 로스쿨을 통해 돈에 치우지지 않고 억울한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법조인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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