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홈플러스 신도림점에서 삼겹살 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이 물품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일관된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대규모 행사 선보여, 삼겹살 데이 특수 활용

[뉴스천지=김두나 기자] #. 서울에 사는 주부 유은호(34, 가명) 씨는 신문을 정리하다가 대형마트의 광고 전단지를 보고 오늘 저녁 메뉴를 삼겹살로 정했다. 지난 1월 100g(국내산 냉장)에 600원대까지 내려갔던 삼겹살을 구입하기 위해 동네 정육점 대신 대형마트를 찾았지만 조기 품절돼 빈손으로 돌아왔던 경험이 있는 유 씨는 이번에는 조금 더 서둘러 가기로 했다.

올해 초 불붙었던 대형마트 간 가격인하 경쟁이 한 달여 동안의 휴전을 끝내고 2차전에 돌입했다. 경쟁업체들은 1차 전쟁보다 더 많은 종류와 숫자의 할인 상품을 장전하고 앞다퉈 할인 행사를 열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성격이 다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첫 대결은 이마트의 가격인하 정책에 경쟁사들이 ‘10원 더 싸게’라는 광고 문구로 대응하는 등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었다면 두 번째 대결에서는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각 업체의 색깔에 맞는 독자적인 대규모 할인행사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품목할인에서 카드할인까지

지난 1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상시 최저가 정책을 내걸었던 이마트는 앞으로도 1~2주 단위로 핵심 생필품을 선정해 한 달 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할인기간을 늘려 경쟁사들의 단기 할인행사와 차별성을 둔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지난 1월 7일 가격할인을 시작한 이래 할인 대상 품목이 53개로 늘어났지만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생필품 중에서도 선두 브랜드 위주로 새로운 가격인하 품목을 선보여 고객몰이에 가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 포인트카드 출시 4주년을 기념해 회원 1400만 명에게 높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오는 10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총 500여개 품목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는 ‘서프라이즈 상품전’ 행사를 진행한다. 일반 할인 행사의 2배 규모다. 아울러 롯데카드로 구매하면 별도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주제로 기획 상품전을 벌일 예정이다.

가격전쟁 1차전에서 이마트나 롯데마트보다 서둘러 한 발 뒤로 물러난 홈플러스는 창립 11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할인행사를 오는 5월까지 10주간 실시한다. 행사기간 중 핵심 생필품∙신선∙가공식품∙주류∙제과∙가전∙패션∙화장품 등 거의 전 제품군에 걸쳐 최대 50%까지 깎아주겠다는 방침이다. 또 자사 카드 회원 1200만 명 중 구매가 많은 고객 300만 명에게 11주간 최대 50% 할인 혜택을 주는 ‘돈 버는 쿠폰북’을 발송했다.

◆삼겹살 전쟁 제2라운드

지난 1월 대형마트 간 가격인하 경쟁은 1500원대였던 삼겹살을 2주 만에 최저 600원대까지 떨어뜨려 ‘삼겹살 전쟁’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 3일 대형마트들은 ‘삼겹살 데이’를 맞아 다양한 할인 행사로 제2의 삼겹살 전쟁을 치렀다.

백화점들도 가격인하 전쟁에 참전했다. 삼겹살 데이는 축산협회와 양돈 농가들이 숫자 3이 겹치는 날이라 해서 정한 삼겹살 먹는 날이다.

홈플러스는 냉장 삼겹살을 100g당 950원에 판매하는 ‘삼겹살 데이, 삼겹살 초특가 행사’를 열었다. 지난 3일에는 오후 4시, 6시 두 차례에 걸쳐 돼지 한 마리 분량의 목심∙등심∙안심∙삼겹살∙앞다리 등 부위에 상관없이 100g당 980원에 판매하는 ‘웰빙 정육 한 마리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3일까지 제주점을 제외한 전국 점포에서 삼겹살을 40% 가까이 할인 판매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평소 대비 4~5배나 되는 국내산 삼겹살 200t을 준비해 100g당 950원에 제공했다.

그러나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삼겹살 가격을 다시 정상 가격으로 환원했다. 홈플러스는 행사 이전 가격인 100g당 1980원에, 롯데마트는 1500∼1600원에 판매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삼겹살 데이 특별 할인 행사를 갖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수도권 7개점은 크린포크 삼겹살과 목심 등을 20% 할인된 1400~1500원에 판매했다. 이와 함께 돼지고기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경품행사를 벌여 당첨자가 원하는 사회복지재단에 돼지 한 마리를 기부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7일부터 점포별로 삼겹살 300㎏을 30% 할인된 100g당 1480원에 팔았다. 또 삼겹살 500g, 목살 250g 등 선호 부위로 구성된 ‘삼겹살 데이 팩’을 만들어 9900원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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