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는 순방 결과를 비롯해서 북한의 5차 핵실험 감행으로 인한 현재의 엄중한 안보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주로 논의했다. (출처: 연합뉴스)

국제재재로 북핵 문제 해결 입장에 두 야당 대표 ‘제재와 대화’ 병행 주장
우병우 거취 문제도 입장차… “억울해도 사퇴” 건의에 “수사 지켜보겠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12일 한자리에 모인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대표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규탄에는 입장을 같이했지만, 해법을 놓고는 견해차를 드러냈다. 

이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더민주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회동한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해 긴장 상태가 높아지고, 안보나 경제에서도 여러 위험 요인이 많이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정치권이 이런 문제에 대해 한마음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초당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두 야당 대표도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을 규탄한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해결 방안을 놓고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박지원 위원장은 회동 이후 국회에서 진행한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국제 제재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지만, 두 야당 대표는 제재와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추미애 대표는 회동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많이 둘러싸여 민생에 대한 위기감, 절박함에 대한 현실인식이 아직 굉장히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더 자주 만나야겠구나, 우리 국민의 고통을 제대로 전해서 나라의 경제 방향, 특히 소득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향전환이 이뤄지도록 앞으로 더 계속 만나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에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과 야당이 견해차가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자위권적 조치’라는 점과 ‘엄중한 안보 환경’을 들어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역설했지만, 두 야당 대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사드 문제를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를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사드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이다. 

각종 의혹으로 야권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에 대한 입장도 엇갈렸다. 

박 위원장은 우 수석 거취와 관련해 두 번에 걸쳐 박 대통령에게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우병우 수석은 본인이 억울하더라도 사퇴해야 공직 기강이 바로 선다. 꼭 사퇴시켜 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우 수석 관련 의혹은 검찰 특별조사팀에서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회동에서 민생문제와 관련해 ▲체불임금 해결 ▲쌀값 하락 대책 ▲어패류 집단폐사 피해 구제 대책 ▲콜레라, 일본뇌염, C형 간염 ▲전기요금폭탄 관련 한전 약관 개정 ▲한진해운 물류대란에 대한 대책 ▲청년 일자리, 청년 안전 문제 대책, 노인일자리 수당 인상 등을 건의했다. 

현안 문제와 관련해선 우 수석 해임과 함께 ▲세월호 인양 후 특별조사위 활동 지시 ▲검찰, 사법 개혁 관련 고강도 개혁안 제출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화 ▲노동계와의 선제적 대화 ▲하반기 공공기관장·감사 67명 교체 시 낙하산 인사 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작된 회동은 1시간 55분간 진행됐다. 회동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 등도 참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