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주연 배우 차승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알려지지 않은 김정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 제작/배급 CJ엔터테인먼트)’가 7일 개봉된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원작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바탕으로 만인을 위해 정확한 지도를 만드는데 뜻을 굽히지 않았던 장인 김정호의 뜻을 담았다.

완벽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고산자 김정호 역은 인간미 넘치는 매력과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 차승원이 맡았다. 차승원은 잘못된 지도를 의지하고 길을 떠났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번번했던 시대에 정확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수없이 집을 떠나 전국을 돌며 지도를 완성한 김정호로 분했다. 그는 김정호의 광기뿐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도 가진 묵직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5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차승원은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속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영화를 찍기 전까진 저도 김정호에 대해서 몰랐다”고 말했다.

▲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주연 배우 차승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다음은 차승원과의 일문일답.

- 김정호에 대해 알고 있었나.

보통 김정호라는 이름보다 대동여지도를 알고 있지 않나. 나도 그렇다. 호가 고산자다. 옛고, 뫼산, 아들자자다. 산을 굉장히 좋아하셨던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세 전부터 지도에 관심이 많았고, 지도 이런 것을 많이 그렸다. 그 외에는 없다. 특별한 게 없었다. 지리학자라고 보면 된다. 양반이 아니어서 신분의 한계도 있었지만, 양반하고 교류가 매우 많았던 것 같다. 주변에 그를 평가한 사람은 양반들이었다. 정부에서 지도도 많이 제공했었다. 그런데 언제 돌아가셨는지를 모르겠더라.

- 실존 인물이라고 하지만 자료가 많이 없어 캐릭터 잡기 모호했을 것 같다.

유물만 나와 있고 실체고 뭐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잘못된 추측일 수도 있지만 추정했다. 일단 김정호라는 사람은 있었고 다행히 역사책에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담겨 있었다. 그래도 ‘걔가 그랬대’ 이 정도였다.

- 지도만 아는 고지식한 김정호 연기하면서 이해됐나.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노력은 하는데 100% 이해하겠나. 어딘가에 미친다는 것은 여타의 것들이 잘 안 되는 것. 주변의 관계 이런 것들. 제가 보기엔 김정호 선생도 잘못하셨을 것 같다. 영화에선 가족이 소개됐지만 가정생활도 평탄치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도 추측이다. 반대로 가정에 충실했을 수도 있죠.(웃음)

▲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주연 배우 차승원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김정호 선생처럼 무언가에 미쳐본 적이 있나.

없다. 단 한 번도 없다. 일에는 미쳤다는 것에 근접까지는 갔다고 볼 수 있는데 흠모하거나 그런 것은 없는 것 같다.

-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4계절을 직접 보고 그곳에서 연기한 느낌은.

촬영을 9개월 정도 했는데 여정은 끝날 때까지 찍었다. 꽃도 펴야 하고, 얼음도 얼어야 하고, 나무도 푸르러야 하고 하니까. 날씨가 허락해줘야 찍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막 힘들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고립된 장소에서 갇혀 찍는 게 아니어서 제 나름대로 여행이었다. 그래서 고생스럽다는 생각은 안 한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우리나라에 저런 곳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 백두산이 특히 인상적이다. 영화에서 CG처럼 보였는데.

백두산은 실제로 가서 봐도 CG 같다. 산새나 풍랑들이 진짜 하늘 바로 밑에 있었다. 하늘하고 가까우니까 비현실적이더라. 되게 높고 까마득한데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그림 보는 듯했다. 죽기 전에 한번 가봐야 할 만한 곳이다.

앞을 보고 있으니 현실적이지 않았다. 뉴욕 처음 갔을 때도 비현실적이었다. 밤에 뉴욕 중심가에 갔는데 ‘이 도시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와는 상대도 안 되게 비현실적이다. 그건 인간이 만든 거고 백두산은 인간이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전설이 많았나 보다. 나라도 뻥 좀 쳤을 것 같다. 괴물이 살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다. 용이 하늘로 올라가도 이상할 것 같지 않았다.

- 대동여지도를 목판으로 찍어내는 신을 위해 판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나보다 김인권이 많이 했고 잘한다. 목판 너무 어렵다. 음식을 만드는 손재주와는 다르다. 목판을 1~2년 해서 되는 것 아닌 것 같다. 목판을 배우러 갔을 때 선생님께서 대동여지도 목판 1대 1 크기로 만들어 놓은 게 있는데 3년 동안 하신 것이라고 하더라. 보고 하신 것인데 김정호는 안 보고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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