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배우 겸 가수 황비가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뮤지컬 배우 황비
무대 안 서면 가슴 답답해
아파도 무대에서 아프겠다
하반기 중국어 공부 위해
학원서 이불 가져가 살 것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초등학생이 되고 싶은 장래 희망 1위가 가수·배우·모델 등 연예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 가수 등 스타를 꿈꾸는 사람들이 100만명이나 된다. 하지만 이 중에서 시민들이 얼굴을 알만한 배우나 목소리를 알만한 가수가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수천, 수만번 오디션에서 떨어져도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열심히 노력하고 운도 따라야만 스스로 빛나는 스타가 될 수 있다.

여기 31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신인배우 같은 마음가짐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있다. 바로 뮤지컬 배우 황비다.

“노래, 춤, 연기 등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리지 않고 하려고요. 구분 없이 소화할 수 있는 게 제 장점이죠. 조금 늦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황비라는 이름은 가명으로, 본명은 박예슬이다. 1986년 4월 11일생으로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연기전공을 졸업했다. 졸업 이후 8년 동안 뮤지컬 ‘레미제라블’ 에포닌 역, ‘맘마미아’ 소피 역, ‘아가씨와 건달들’ 설희 역, ‘투란도트’ 엘마제 역 등을 맡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황비는 자신을 “남다른 감수성을 가진 특별한 배우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 지난달 31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배우 겸 가수 황비가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황비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소개하느냐고요? 저는 끼가 넘치는 사람이에요. 제가 가진 끼를 발산해서 웃길 수도 있고, 재치 있고 무거운 연기도 가능해요. 노래도 잘하니까 뮤지컬도 할 수 있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넘쳤다. 그만큼 무대에서 닦은 내공이 있기 때문이다. 황비는 “아가씨든, 아줌마든 구분 없이 모두 할 수 있어요. 작품 속 인물의 삶을 그대로 재연해내는 그런 가식이 없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 목표에요. 영화,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도록 많은 일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패기가 넘쳤던 것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여느 청소년처럼 대학 진학을 위해 학업에 열중하던 중 친구의 말에 우연히 서울예술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지원하게 된 게 시작이었다. 무난히 학교를 졸업하고, 연극·뮤지컬 무대에서 다양한 작품을 하던 중 갑자기 몸이 아팠다. 2년 동안 쉬면서 몸을 추스르던 중 그는 깨닫게 됐다.

“쉬는데 작품을 안 하니까 미치겠더라고요. 나는 저기(무대)에 있어야 하는 사람인데…. 나는 노래를 해야 하는 사람인데…. 일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어요. 그때 알았어요. 아, 나는 일을 멈추면 안 되는구나. 끼를 발산하지 않고 쉬니까 오히려 병에 걸려 더 아플 것 같았어요.”

이후로 황비는 아파도 무대에서 아프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는 내빈으로 초청받은 행사장에서 관계자에게 “저 노래 한곡 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대담해졌다. 그만큼 무대가 좋기 때문이다.

“무대에 서지 못하면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은 것이에요. 그래서 ‘저 무대에서 노래 한 곡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면서 춤을 췄거든요. 가슴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현재 그는 국제경제문화예술교류기구 총괄이사, 국민대학교 MCN 학과교수, 이천경남중학교뮤지컬 수업, 키아나엔터테인먼트 유아교육 전임강사 등 다방면으로 일하고 있다. 돈 버는 것과 꿈을 좇는 일,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

또 황비는 중국 1위 스마트폰 기업으로 자리 잡은 샤오미의 생방송 서비스 플랫폼 앱 ‘샤오미 쯔보(直播)’에서 BJ(Broadcasting Jockey)로 활동하며 중국시장에 얼굴을 알렸다. 앱을 통해 1~2시간 방송을 하면 중국인들이 시청한다. 주로 k-pop, 음식, 화장품 등 한국의 문화를 많이 소개하고 알린다. 앱 메인에 노출되면 시간당 2만명의 중국 시청자가 들어오기도 한다.

황비는 “덕분에 중국을 겨냥한 기업들에서 광고 섭외가 많이 들어온다. 배우로서 얼굴을 알리고, 한국을 소개할 겸 취미생활로 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BJ와 연예인을 동급으로 생각해서 중국 사람들이 저를 많이 알아보신다. 한국 기업에서 중국 기업을 초청해 행사할 때 저를 섭외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소통을 위해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31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배우 겸 가수 황비가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는 중국 시장 진출을 더 활발하게 하기 위해 중국어를 공부 중이다. 황비는 “올해 하반기에는 이불하고 베개를 가지고 중국어 학원에서 살려고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앞으로 중국 쪽으로 활동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중국 시장은 크잖아요. 그곳에서 배우나 드라마, 영화, MC 등 쪽으로 하고 싶어요. 배우 이하늬 선배가 롤모델이에요. 공연도 하고, 드라마도 찍고, 광고도 찍잖아요. 자신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것 같아요.”

그는 가르치는 학생들을 보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을 먹었다. 황비는 “어린 친구들한테도 배울 게 있다. 아이들을 보면 오히려 저의 부족한 점이 보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바탕인 인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인성이 나쁘면 높이 올라가도 무너지더라”고 설명했다.

“저는 끼가 많은 사람인데 알지 못했어요. 이제 알았기 때문에 열심히 할 거예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지치지 않고 신이 나요. 이 일로 뼈를 묻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하고 쓰지도 않죠. 대신 ‘성장’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성공보다는 성장할래요. 성공은 끝이 있지만 성장은 끝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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