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증된 화승총.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뉴스천지=서영은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재일교포 사업가 이석조(70) 씨로부터 화승총 1점을 기증받았다.

길이 138cm인 이 총은 격납장소(강화, 江華)와 격납시기(1901년)를 기록한 명문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장(紋章)인 오얏꽃 장식이 있어 대한제국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정할 수 있는 최초의 화승총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기증은 국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의 환수에 해외 동포가 직접 참여한 사례로 문화재 기증문화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증된 화승총은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쇠로 만든 총렬에 ‘武(무)’라는 한자를 황동으로 감입한 점은 다른 화승총에는 보이지 않는 중요한 특징이다. 아울러 나무로 만든 총신에 ‘신축년에 강화의 창고를 고쳐 만들며 격납했다(辛丑改備江華庫藏)’는 내용의 붓글씨가 쓰여 있는데 이는 화승총의 격납처와 격납시기를 알려주는 명문으로 처음 확인됐다.

아울러 1900년 강화에 편제됐던 대한제국 진위(鎭威) 제1연대의 존재를 시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 지난 4일 국립중앙박물관 최광식(오른쪽) 관장이 문화재를 기증한 이석조(왼쪽) 씨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기증자 이석조 씨는 “우리 문화재가 일본에 유출돼 매매되는 현실을 늘 안타깝게 여기던 중 이 화승총을 구입해 고국으로 돌려보낼 것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이러한 뜻을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도쿄) 한국문화원(원장 : 강기홍)에 밝혔고 한국문화원은 기증자의 뜻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해 이번 기증이 성사된 것이다.

이번에 기증된 화승총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시대사 전시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신설되는 ‘조선실’의 중요 전시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며, 향후 대한제국시기 군사제도 및 무기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한 기증자의 높은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4일 감사패를 증정했다”면서 “앞으로도 문화재 기증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적극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물관은 개관 이래 이제까지 국외에서 기증받은 우리 문화재를 모두 수록한 도록을 금년 말까지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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