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원자력 1.2호기 건설현장.(자료사진, 연합뉴스)

[뉴스천지=김지윤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에 성공하면서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터키를 비롯해 한국형 원전에 ‘러브콜’을 보내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지난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와 터키 정부는 원전을 터키에 건설하는 방안과 관련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체결은 터키 원전 건설을 위한 법적·제도적 사항을 미리 검토하는 낮은 단계의 협력이지만 수주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형 원전이 인기를 끄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원전 이용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용률이 높다는 것은 운영기술이 좋다는 뜻이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원전 이용률은 93.3%로 세계 평균보다 14%p 높고 경쟁국인 미국(89.9%), 프랑스(76.1%), 러시아(73.1%), 일본(59.2%)보다도 앞섰다.

한국형 원전이 인정받는 또 다른 배경에는 꾸준한 원전 건설과 운영의 안전성이 있다. 1979년 미국 TMI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원전 건설을 중단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거의 매년 원전 1기를 건설하고 있으며, 한국형 원전의 사고확률도 선진국이 설계한 원전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또한 원전을 건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나라보다 짧은 것과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부분도 한국형 원전이 지닌 특징이다.

3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던 미국이 이제는 거꾸로 한국형 원전 수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 기업 AEHI 돈 글리스피 회장은 “한국형 원전은 훌륭하다. 특히 가격경쟁력 면에서 뛰어나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경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지으려다 중단한 경수로형 원전 부품을 통째로 사겠다는 뜻을 전했다. 필리핀은 이 부품들로 한국형 원전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부품들은 2003년 경수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반제품 형태로 한국전력이 소유권을 받아 공개매각(공매)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 힘입어 정부는 원전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에 버금가는 수출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 자립이 필요하고, 원전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방사성폐기물의 안전관리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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