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에 규모 6.4 100년來 강진..학교파손.민가붕괴

(타이베이=연합뉴스)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현에서 4일 오전 8시18분(한국시간 오전 9시18분)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 중남부에서 최소 96명이 부상했으며 340개 학교 건물이 파손되고 주택 20채가 붕괴했다고 행정원 중앙재해대책센터가 밝혔다.

이날 지진으로 최소 3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 철도, 고속철, 지하철 운행과 통신이 중단되고 54만5천66가구가 정전됐으며 화재, 가스관, 수도관 파열이 잇따랐다.

지진과 동시에 고속철은 한 편이 레일에서 벗어나고 일곱 편이 운행 중단돼 승객 2천374명이 열차 밖으로 소개됐으며 타이난(臺南)현에서 53명, 자이(嘉義)현에서 27명, 가오슝현에서 12명이 부상했다.

이번 지진은 가오슝현 산간 지역 자셴(甲仙)향 동남쪽 17km, 심도 5km의 대만 본도(本島) 내 지하에서 발생, 전국에서 뚜렷하게 감지됐으며 타이베이(臺北)시 등 대만 전역 빌딩들이 1분 이상 흔들렸고 여진이 20여 차례 계속되고 있다.

중앙기상국 지진관측센터는 "이번 지진은 가오슝 지역에서 1900년 이래 발생한 최대 규모로 극히 이례적으로 차오저우(潮洲) 단층이 움직였다"면서 "앞서 이 지역 최대 지진은 1902년 발생한 6.0 규모였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직후 대만 중부와 남부를 운행하던 열차, 고속철, 가오슝시 지하철이 멈췄으며 놀란 시민들과 학생들이 건물, 상가,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고 물건이 흔들리거나 떨어지는 광경들이 CCTV 화면에 생생하게 잡혔다.

자이현 정부 건물 천장이 무너지고, 가오슝현 류구이(六龜)향 사무소 벽이 대파됐으며, 가오슝현과 핑둥(屛東)현을 잇는 가오메이(高美) 대교에 균열이 생겼고, 진앙 자셴향에서는 산사태들이 발생했으나 인적이 드문 산간 지역이어서 사망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타이난현 굉원(宏遠) 방직공장에서는 지진 직후 대형 화재로 6개층과 숙소가 전소해 1억대만달러(한화 약 40억웍원) 이상의 피해를 입고 외국인 노동자 1명이 부상했으며 남부과학단지 등에서 여러 기업이 조업을 중단하고 근로자들을 소개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는 타이난 소재 공장이 점차로 조업을 회복했다고 밝혔으나 이날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했다.

자셴향 등 이번 지진 피해 지역 다수는 지난해 8월 모라꼿 태풍 피해를 입은 후 재건이 진행 중인 곳인데 지진으로 다시 피해를 입었다.

작년 모라꼿 태풍 때 늑장대응으로 비난받았던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이날은 발 빠르게 대응했고 국방부도 헬리콥터 10여대를 피해 지역으로 파견하고 군인들을 빨리 주둔시켜 지난해와 달리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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