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사 오불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도난당한 후 미국에서 확인된 18세기 불화 ‘송광사 오불도’가 내년 상반기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1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 미국 포틀랜드박물관(관장 Brian J. Ferriso)의 반환 합의에 따라 현재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송광사 오불도’가 원소장처인 송광사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포틀랜드박물관은 ‘송광사 오불도’를 현 소유자인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 86)씨로부터 2014년 기탁받은 것으로 마티엘리씨의 뜻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오불도는 오십삼불도 중의 하나이다. 오십삼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 경전으로 해 조성한 불화로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하는 귀중한 불화다

송광사의 불조전에 소장된 오십삼불도(1725년 제작)는 칠불도(1폭), 구불도(2폭), 십삼불도(2폭), 오불도(2폭) 등 모두 7폭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에서 오불도 2폭이 도난돼 현재 5폭만이 남아 있다

도난된 오불도 2폭은 1999년에 대한불교조계종이 발간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수록(104쪽)돼 있다.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는 송광사 불조전의 왼쪽 출입문 벽에 있던 것이고, 오른쪽 출입문에 있던 나머지 1폭의 오불도는 현재 그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기탁자인 마티엘리(Mattielli)씨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약 30여 년 동안 서울에서 화가, 조각가, 도예가, 미술 교사 등으로 활동해 왔으며, 1970년 초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골동품점에서 목가구를 구경하던 중에 서랍장에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찢기고 구겨져 있는 오불도를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약 2주 후, 그가 다시 그 골동품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서랍장은 팔린 상태였고 오불도만이 구석에 놓여 있었다. 그는 이를 구매해 솜씨 좋은 표구사를 구해 수리했고 1985년에 오불도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보관하다가 2014년에 포틀랜드박물관에 맡긴 것이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 7월에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의 현황을 조사했고 이듬해 5월에 조사 자료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박물관에 기탁된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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