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단 일동. ⓒ천지일보(뉴스천지)

◆ 적은 선수단으로 가장 최고의 성적 거둬

[뉴스천지=김현진 기자] 올해 밴쿠버동계올림픽, 남아공월드컵,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3개의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한국은 밴쿠버에서 최고의 성적을 보내며 경인년 첫 단추를 잘 꿰맸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15개 기본 종목 중 아이스하키와 컬링, 노르딕복합을 제외한 12개 종목에 46명의 선수와 임원 38명을 포함 총 84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는 선수만 94명을 파견한 일본과 91명의 중국에 비해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였지만, 한국은 오히려 적은 숫자로도 이들 나라를 제치고 금6, 은6, 동2개로 종합5위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메달 숫자로도 7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파견하고도 은3, 동2개로 15위에 그친 것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저력을 알 수 있는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캐나다(218명), 미국(223명), 독일(165명) 등 종합 순위 5위 안에 든 국가의 출전 선수에 비하면 더욱 위대한 기록이다.

그만큼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반면 출전 선수 숫자는 한국 동계스포츠의 열악한 환경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 빙상 정상에 섰지만, 경기장 개선 돼야

▲ 해단식에 참석해 김연아와 함께 사진 찍는 나경원 의원.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은 빙상 3종목에서만 14개의 메달을 따내며 캐나다(12개)를 제치고 최강국으로 거듭났다. 특히 피겨 여자 싱글과 여자 빙속, 빙속 장거리에서는 모두 아시아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다른 종목에서는 스키점프와, 봅슬레이, 스노보드 등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국내 동계스포츠에 대한 환경과 지원은 너무나 열악하기만 하다. 선수층이 매우 적은 것은 둘째 치고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경기장조차 거의 없다.

국제규격을 맞춘 스피드 스케이팅장은 태릉스케이트장 한 곳밖에 없다. 수도권 내 10여 곳의 실내 빙상장은 아이스하키와 쇼트트랙, 피겨 선수들이 함께 사용하면서 각 종목의 전용 링크가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일반인들까지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훈련에 전념 할 수 없을뿐더러 부상 위험도 높다.

그나마 2~3개월간 전지훈련 비용이 지원돼 이때에 집중 훈련을 할 수가 있다. 우리 선수들이 빙상 종목에서 정상을 차지했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이라면 언제 아래로 뒤쳐질지 모르는 일이다.

◆ 빙상 제외한 종목에도 투자해야

다른 종목의 상황은 더 열악하기만 하다. 스키점프가 그나마 평창에 스키점프장이 생겨 좋아졌지만, 장비를 돌봐줄 스텝이 전혀 없다. 올림픽에서도 이들 선수들은 장비를 직접 손질하다가 바로 경기에 출전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서 경기를 치뤘다. 또 전국체전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선수층이 얇다.

프리스타일 모굴스키에 출전했던 서정화는 평소에는 돌봐줄 지도자 없이 만만치 않은 대회 참가비용까지 자비로 감당하면서 혼자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이번에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한 봅슬레이는 정식 경기장이 없어 국가대표 선발전도 일본 나가노에서 치르는 현실이다. 강광배를 포함한 대표 선수들은 일본 선수들의 텃새를 견디며 훈련을 해야만 했다.

다른 종목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지만,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들 종목에도 선수층을 육성할 수 있는 지원과 환경이 절실하다.

◆ 이제는 분위기를 타고 평창 유치 성공으로

2번의 유치 실패를 맛봤던 평창은 그동안 유치 선정 때마다 쇼트트랙에만 편중된 메달 획득이란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 빙상 종목에서 다양하게 메달을 따내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세계에 보여 준 덕분에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유치 경쟁에도 앞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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