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수석엔 ‘무딘칼’, 이석수엔 ‘면도칼’
“특별감찰관 제도, 스스로 무너뜨려”
검찰에 ‘禹 봐주기 수사’ 의혹 제기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야당이 30일 검찰로부터 동시 수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퇴 표명 이후에도 물러날 뜻을 보이지 않자 그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서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풍경이 점입가경에 막장드라마 수준”이라며 “현역 국회의원이 유력 언론사 주필과 관련된 정보를 연일 폭로하고, 당사자인 우 수석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석수는 사퇴했는데 우병우는 왜 사퇴하지 않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9월 정기국회 국감에서 우 수석을 반드시 운영위원회에 출석시킬 것”이라며 “정기국회에서는 버티기와 물타기로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오전 브리핑에서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이석수 특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특별감찰관 제도는 무너졌다”며 “대통령께서 만든 제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려했던 대로 검찰은 ‘알아서 기는 눈치 보기 수사’를 시작했다”며 “권력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 감찰관은 탈탈 털어가면서, 핵심 피의자인 우 수석 자택과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빼먹었다. 페이퍼 컴퍼니에 대한 ‘보여주기 식 압수수색 쇼’만 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모든 것이 현직 민정수석 수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만든 청와대와 권력의 장막 뒤에 숨어있는 우 수석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대통령께서 해임하거나, 아니면 우수석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양자택일’뿐”이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우 민정수석에겐 무딘 칼을 이 감찰관에겐 면도칼을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 감찰관은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우 수석은 집과 민정수석실도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빈집에 소를 잡으러 가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정의로운 수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 수석의 황제 수사 받는 것과 감찰 방해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없다면 국민은 이번 수사를 검찰 역사에서 가장 불공정한 수사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며 “검찰이 이번 수사에 이해할 수 없는 묘한 칵테일을 만든다면 국민과 야당은 수사 결과에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